미국·영국·호주, 오커스 정상회담 첫 개최
2030년대 호주에 핵잠 최대 5척 공급하기로
"인·태에 나토 창설 생각 없다" 중국 달래기
미국 영국 호주 정상이 13일(현지시간) 중국 견제용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미국과 영국은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 5척을 2030년대까지 공급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또 인도ㆍ태평양 지역 군사 협력 강화로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호주, 7번째 핵 추진 잠수함 보유국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은 2030년대 초까지 호주에 버지니아급 (핵 추진) 잠수함 3척을 판매할 계획이고 필요하면 최대 2척을 추가 판매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오커스 결성 18개월 만에 중국 견제용 군사협력 틀을 구체화한 것이다.
세 정상은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 버지니아급 핵잠 미주리함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협력 의지를 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향후 수십 년간 평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역사적인 변곡점에 서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은 이르면 2027년부터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을 전진 배치하고, 기술 협력을 통해 호주에서 핵잠을 생산할 예정이다. 7,800톤급 최신형 잠수함인 버지니아급 핵잠은 순항미사일 40기를 발사할 수 있고, 재급유 필요 없이 장기간 수중에 머무를 수도 있다. 물론 전략 핵잠수함과 달리 핵무기는 탑재하지 않는다.
세 나라는 △연내 호주 군대 및 민간 인력의 미국·영국 해군 배치 후 훈련 △연내 미국 핵잠 호주 항구 방문 확대 △2030년대 초부터 호주에 버지니아급 핵잠 3척 판매 △2030년대 후반 영국은 오커스 차원 핵잠 자국 해군 인도 △2040년대 초 호주는 오커스 차원 핵잠 추가 인도 등의 상세 일정도 공개했다. 계획이 실현될 경우 호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에 이어 7번째로 핵잠을 보유하는 국가가 된다. 미국이 핵잠 기술을 다른 나라에 이전하는 것은 1958년 영국 이후 처음이다.
앞서 2021년 9월 결성된 오커스는 호주의 핵잠 구입을 첫 번째 합의로 내놨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와 추진 중이던 호주의 잠수함 도입 계약이 무산돼 프랑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미중 정상회담 추진 등 압박 수위 조절
이에 대해 중국은 "결연한 반대"를 표명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엄중한 핵 확산 위험을 초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목적과 취지에 위배된다"며 이같이 반발했다.
다만 미국은 중국 압박 수위를 조절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우리는 인도ㆍ태평양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창설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오커스가 나토보다는 느슨한 군사협력 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미였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 “우리는 시 주석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접촉하는 것을 권장해 왔다”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중국발 정찰풍선 격추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통화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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