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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항의하는 '몬스터 학부모' 등쌀에”...'교사 부족' 심각한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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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항의하는 '몬스터 학부모' 등쌀에”...'교사 부족' 심각한 일본

입력
2023.03.13 15:54
수정
2023.03.13 17: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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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학생지도 외 동아리 고문 등 과로
정신질환으로 휴직, 퇴직 교사 역대 최다
교원 부족 지자체, 교육감이 전단지 홍보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30년 경력의 일본 50대 교사 A씨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휴직 중이다. 전국 대회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두는 스포츠 강호 고등학교에 부임한 것이 독이 됐다. 고교 야구부가 4,000개가 넘을 정도로 일본 학교에선 방과후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돼 있다. 동아리 관리를 위해 교사가 무급 초과 근무를 하는 것이 일본 교육계의 관행이다.

모 스포츠 동아리 고문을 맡은 A씨는 얼마 전 일본 NHK방송 인터뷰에서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까지 전국 대회 우승을 기대하며 한마디씩 거들어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왜 자기 아이를 출전시키지 않느냐고 따지는 '몬스터 부모'의 항의도 고통스러웠다"고도 했다. 일본에서 '몬스터 학부모'는 학교에 무리한 요구를 반복적으로 하는 극성 학부모를 일컫는다.

담당 동아리는 우승했지만, A씨는 공황장애 등을 호소하며 휴직했다.

정신질환을 이유로 휴직한 교사, 사상 최다

A씨처럼 교사가 과로와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다 휴직하거나 교단을 떠나는 사례가 일본에선 드물지 않다. 문부과학성의 지난해 말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정신질환을 이유로 휴직한 공립학교 교사는 5,897명으로 역대로 가장 많았다. 문부과학성의 2020년 조사에서 임용된 지 1년 안에 퇴직한 신입 교사는 1999년 이후 최다였는데, 퇴직자가 든 사유 중 2위가 '정신질환'이었다.

교사들의 임금은 일반 회사보다 높지만, 교단의 고통이 알려지며 교원 임용시험 응시자마저 감소 추세다. 도쿄도 임용시험 경쟁률은 2018년 4.4대 1에서 올해 2.1대 1로 떨어졌다.

이는 교사 기근 현상으로 이어졌다. 교사가 부족해지자 교단에 남은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이 때문에 더 많은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는 악순환을 낳았다.

지자체 홍보 활동 열심... "교사 처우부터 개선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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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개학을 앞두고 교원 부족이 심각한 지자체들은 학급당 학생 정원 늘리기, 시험 자동 채점 시스템 도입 등 긴급 대책을 마련 중이다. 교사 자격증 소지자들에게 "교단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하거나,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교사가 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설명회를 하기도 한다. 고치현 교육위원회에선 교육장(한국의 교육감)을 비롯한 직원 10여 명이 이달 12일 “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소개해 달라”며 거리에서 전단지를 뿌리기도 했다.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학교가 ‘블랙 직장'(직원을 심하게 착취하는 직장)의 대명사가 된 현실 자체를 바꾸기 전에는 학교들이 교사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에현에서 미용사로 일하는 전직 교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과로가 필수일 정도로 근무 환경이 가혹한 데다 학교 폭력, 몬스터 부모 대응 등 교사가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다시는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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