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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붕괴에 커지는 "정부 개입" 목소리... '월가 향한 분노' 재현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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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붕괴에 커지는 "정부 개입" 목소리... '월가 향한 분노' 재현 우려도

입력
2023.03.12 09:56
수정
2023.03.1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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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타 은행이 SVB 인수하게 해 달라"
정부 지원 두고는 "정치적 논쟁 치열해질 것"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소식이 전해진 10일 미국 산타클라라에 있는 SVB 본부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AFP 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소식이 전해진 10일 미국 산타클라라에 있는 SVB 본부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AFP 연합뉴스

40년간 미국 신생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 왔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무너지면서, 정부의 구제금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떠받치는 신생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찬반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CN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투자가들은 SVB를 다른 은행이 인수하도록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예금자 대부분이 스타트업인 상황에서, 이들의 자금이 묶이면 줄도산과 수천 명의 대량 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SVB의 총 예금 가운데 예금 보호 한도인 25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를 넘어서는 예치금은 전체 95%에 달한다.

이에 정부가 개입해 다른 은행들이 SVB를 인수하도록 압박해, SVB 파산 여파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벤처 투자가 데이비드 삭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SVB 예금을 상위 4개 은행에 분산 배치해야 한다"며 "월요일 전에 이것을 하지 않으면 위기는 확산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파월(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옐런(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어디 있나? 지금 이 위기를 멈추고 모든 예금이 안전할 것이라고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도 신속한 정부 대응을 주문했다. 애크먼은 트위터를 통해 "JP모건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월요일 주식시장 개장 전 SVB를 인수하지 않거나 SVB 예금 전체를 정부가 보증하지 않으면, 예금 보호가 안 되는 모든 예금이 인출되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바로잡을 시간이 48시간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정부의 개입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형 은행들로선 SVB를 인수하기 전, 결국 정부 지원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모든 예금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미 의회가 보험기금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반발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일각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월가에 대한 정부의 구제 조치를 향해 쏟아졌던 분노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WP는 "SVB 붕괴 이후 정부 개입 논의가 워싱턴을 뒤흔들고 있다"며 "정부 지원은 정치적 불똥을 튀길 수 있으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신생 기업들이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정치적 논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전날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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