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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에 실리콘밸리 '긴장'...긴축도 속도조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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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에 실리콘밸리 '긴장'...긴축도 속도조절 전망

입력
2023.03.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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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계 줄도산 우려 확산
예금자 보험 못 받는 200조가 변수
연준 통화정책 방향도 변화 예상

SVB 파산 소식이 전해진 10일 예금자들이 실리콘밸리 SVB 본사 앞에 줄지어 있다. 연합뉴스

SVB 파산 소식이 전해진 10일 예금자들이 실리콘밸리 SVB 본사 앞에 줄지어 있다. 연합뉴스

미국 벤처업계의 자금 줄 역할을 해오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실리콘밸리 전역에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고강도 긴축을 예고했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 줄 SVB 파산에 스타트업계 불안 확산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벤처 스타트업계는 SVB 폐쇄가 미칠 파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SVB는 지난 1982년 설립이후 벤처 스타트업계에 자금을 지원해 왔던 대표 은행이다. 미국 테크·헬스케어 벤처기업 중 44%가 SVB 고객이며, 2009년 이후에는 약 2,300억 달러(303조 원) 규모의 투자유치에도 참여했다.

이 때문에 SVB 파산으로 미국 스타트업계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무구조가 열악한 벤처 업체의 줄도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타트업 업체인 리파이버드의 사리카 바자즈 최고경영자는 "3년간 SVB 고객이었고 회사 자금 대부분을 보관했다"며 "돈을 빼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결국 미국 스타트업계가 입게 될 최종 피해는 SVB의 파산으로 예금 보호를 받지 못하는 금액 규모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예금 규모가 25만 달러(3억3,000만 원)이하면 예금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이를 초과하면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FDIC는 SVB의 예금 가운데 25만 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이 얼마인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으나, 월스트리트저널은 2022년 말 FDIC 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 규모를 1,515억 달러(약 200조 4,000억 원)로 추정하고 있다. 총예금의 86%가 예금 보호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다만 SVB의 총자산(2,090억 달러)이 전체 예금 규모를 초과하는 만큼,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예금도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SVB 청산 시 자산 가치를 100%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타트업 아키타의 설립자 진 양은 "정부가 25만 달러를 초과하는 사람들도 구제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SVB에 수천만 달러, 수억 달러의 자산을 예치한 이들을 알고 있는데, 이들이 25만 달러만 받는다면 회사는 부도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연합뉴스

미국 월스트리트. 연합뉴스


연준 통화정책 방향도 영향 받을 듯


SVB 파산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 인상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7일 상원 청문회에서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고강도 긴축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SVB 파산으로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단행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SVB파산도 연준이 지난 1년간 미국 기준금리를 너무 급격히 올린 영향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연준이 이달에도 빅스텝을 밟을 경우 지금난을 호소하는 중소형 은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연준에는 부담이다.

자산 운용사 제프리스의 선임 금융분야 이코노미스트 아네타 마코스카는 "SVB 파산은 연준의 정책이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의 통화정책은 SVB 파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아닐 카시압 시카고대 부스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현재 대부분의 은행은 건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연준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개별 은행이 아닌 전체 은행 시스템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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