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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통 6.4억 아파트 4.7억에 샀다"... 경매 법정 메운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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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통 6.4억 아파트 4.7억에 샀다"... 경매 법정 메운 시민들

입력
2023.03.10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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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매 응찰자 약 3년 만 최다
집값 떨어져... 낙찰가율 10년 만 최저

9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수원지방법원 입찰법정 앞에서 사람들이 개찰을 기다리고 있다. 서현정 기자

9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수원지방법원 입찰법정 앞에서 사람들이 개찰을 기다리고 있다. 서현정 기자

9일 오전 10시 30분 경기 수원지방법원의 입찰법정 앞. 대략 스무 명이 개찰을 기다리고 있었다. 법정 안에는 30명이 자리에 앉아 오늘의 경매물건 목록이 담긴 종이를 훑어보고 있었다. 11시 개찰이 시작되자 법정 안 좌석 90석이 꽉 들어찼다. 법정 앞에서 종이를 나눠주던 경매업자 김모(68)씨는 "오늘은 사람이 적은 편이고 어제는 150명 넘게 몰렸다"며 "올 들어 참여자가 금리가 한창 오르던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 용인시의 감정가 3억6,200만 원짜리 아파트를 3억677만 원에 낙찰받은 조모(54)씨는 "올해 대출 규제도 풀리면서 경매에 직접 나서게 됐다"며 "시세가 3억5,000만 원 선인데 싸게 내 집 마련 목표를 이룬 듯해 기쁘다"고 말했다.

경매시장 회복세... 낙찰가율은 저조

서울, 경기, 인천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 추이. 지지옥션 제공

서울, 경기, 인천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 추이. 지지옥션 제공

지난해 얼어붙었던 경매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9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전달보다 2.1명 늘어난 8.1명을 기록했다.

서울은 역대 최소치였던 지난해 10월(2.6명) 이후 점점 증가해 1월 5.6명에서 지난달 8명으로 크게 올랐다. 경기는 전달보다 2.8명 증가한 13.7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인천은 10.4명으로 2021년 9월(10.2명) 이후 처음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거듭된 유찰로 최저매각가격이 크게 떨어진 곳에 수요가 몰렸다. 지난달 97명이 입찰한 수원시 영통구의 전용 85㎡ 아파트는 감정가 6억4,000만 원의 73.7%인 4억7,159만 원에 낙찰됐다. 두 차례 유찰로 최저매각가격이 더 떨어지자 저가 매수를 노린 이들이 뛰어든 것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면서 일부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뜻하는 낙찰가율은 전국 아파트 기준 74.6%로 2012년 8월 이후 10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응찰자들이 가격을 높게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 1년 전 경매 공부를 시작해 지난달부터 응찰에 나선 윤모(50)씨는 "부동산 시세보다 싸게 집을 사려고 경매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집값도 떨어지는 마당에 굳이 가격을 높게 쓰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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