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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에 1만1000원뿐" 고시원 모녀에 쏟아진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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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에 1만1000원뿐" 고시원 모녀에 쏟아진 온정

입력
2023.03.0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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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맘카페에 생활고 호소 글
"이혼 뒤 전세 사기까지 당해"
회원들 생필품 보내주며 응원

JTBC 화면 캡처

JTBC 화면 캡처

전세 사기를 당해 한 평 남짓 고시원에서 살던 모녀가 생활고를 호소하는 글을 맘카페에 올리자, 회원들이 생필품을 보내는 훈훈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경기 수원 지역민들의 한 맘카페에 '나의 슬픔이 모든 이의 슬픔이 아닌 건 저도 압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남모씨는 자신을 40대 여성이며 17세 딸과 한 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석 달째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11년 전 남편과 이혼한 후 딸을 홀로 키웠고, 전 남편에게는 양육비를 받지 못해 월 100만 원 미만의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했다. 아르바이트도 해 봤지만, 지병이 있어 이마저도 포기하며 형편은 악화했다. 결국 엄마로서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는 생각에 글을 올린 것이다.

남씨는 "얼마 전 전세 사기를 당했고 가까운 가족이란 사람들에게 갖고 있던 현금까지 전부 잃었다"며 "정신을 차릴 수 없어 시골에서 6개월간 은둔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다 딸까지 망치겠다'는 생각에 딸의 고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자 18년간 살았던 수원으로 다시 올라왔다"며 "고시원 비용과 아이 고등학교 입학 준비를 하고 나니 주머니에 단돈 1만1,000원이 남는다"고 적었다.

그는 "며칠을 고민하다 겨우 싸게 팔아달라는 글을 올렸다. 많이 부끄러웠고, 거지 같았다. 그러나 자식은 먹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뭐가 먹고 싶다고 말하는 딸을 보니 부끄럽고 창피하더라도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움 청하는) 글을 썼다"고 했다.

어머니 남씨가 지난달 28일 수원 지역 맘카페에 "나는 엄마니깐 부끄럽고 창피하더라도 뭔가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도움을 청하는 글을 올렸다. 네이버 카페 캡처

어머니 남씨가 지난달 28일 수원 지역 맘카페에 "나는 엄마니깐 부끄럽고 창피하더라도 뭔가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도움을 청하는 글을 올렸다. 네이버 카페 캡처

이 글을 본 맘카페 회원들은 남씨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냈다. 일부 회원들은 남씨에게 밥주걱, 프라이팬, 생리대, 아이 스타킹 등 생필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남씨는 8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이웃들이 찾아오기 시작해 고맙고 미안하고 꿈같았다"며 "살면서 누군가한테 이렇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못 받고 살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의 딸도 도와주신 거 꼭 잊지 않고 세상에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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