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국 라이벌' 쉬인 접속자 추월
"알리익스프레스, 틱톡 이을 것" 전망
스마트워치 충전기 3달러, 어린이용 디지털 카메라 11달러, 무선 이어폰 9달러, 온열 장갑 4.5달러....
인플레이션이 강타한 미국에서, 저가를 넘어 '초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Temu)의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시장에 정식 등판한 이래 테무는 애플 앱스토어 쇼핑 부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중이다. 호기심에 힘입은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이젠 '제2의 틱톡' 타이틀까지 넘볼 기세다.
중국 기업 핀둬둬(pinduoduo)가 운영하는 테무의 영향력은 수치로 간단히 확인된다. 앱 시장 분석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테무의 다운로드 건수는 누적 2,400만 건을 넘어섰다. 또 1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100만 명으로, 12월보다 47%나 늘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데이터 분석업체인 이핏데이터(Yipitdata)의 분석을 인용해 테무가 미국에서 출시 초반 5개월간 5억 달러(약 6,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에만 매출액이 2억 달러(약 2,600억 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특히 1월 테무의 방문자 수는 처음으로 중국 초저가 쇼핑몰 돌풍의 원조 격인 쉬인(Shein)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기간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아마존의 대항마'란 평가까지 얻었던 쉬인을 불과 6개월 만에 압도한 것이다.
테무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에 첫 TV 광고를 내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슈퍼볼 TV 광고 단가는 대부분 600만 달러(약 75억 원). 30초 광고 기준 초당 2억5,000만 원에 이르는 이 비싼 무대에서, 테무는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는 슬로건을 여러 차례 내보냈다.
공격적 마케팅, 미국 홀린 비결
테무의 인기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힘입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테무를 홍보하거나 친구를 추천하면 할인 쿠폰, 선물을 제공하거나 현금 보상을 해주는 공격적인 마케팅 역시 단기간 많은 소비자들을 불러 모은 비결로 꼽힌다. 한 시간 단위로 특정 품목 할인율을 90%까지 올리고, 물건 하나만 시켜도 무료배송을 해주는 이벤트를 수시로 선보여 계속 방문하게끔 유도한 전략도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무는 미국에서 인기를 발판으로 지난달 캐나다에도 진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무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면, 알리바바의 알리 익스프레스, 바이트댄스의 틱톡에 이어 '미국에서 성공한 소수의 중국 인터넷 서비스' 명단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높아지는 인기만큼 안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테무 역시 미국인의 정보를 중국 쪽으로 유출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데, 최근 미국 정치권이 틱톡 규제에만 몰두하며 테무의 성장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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