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전년비 315%↑... 추락 뒤 회복세
공백기 유럽산 약진, 정점 만회 힘들 듯
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 마트 매대에 일본 맥주가 진열돼 있다. 뉴스1
한일 관계 개선 조짐과 더불어 일본 맥주의 반등 기미도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 측 수출 규제 착수로 2019년 하반기부터 펼쳐진 한일 무역 분쟁 국면에서 처음 월간 수입액이 200만 달러(약 26억 원)대로 올라섰다.
7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0만4,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48만3,000달러)보다 314.9% 급증했다. 해당 수입 규모가 200만 달러보다 커진 것은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을 빌미로 불화수소 등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에 나선 2019년 7월(434만2,000달러)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일본 맥주 수입액은 분쟁 전후로 급전직하했다. 800만 달러 선을 돌파할 기세로 치솟던 수입액은 일본의 규제 착수 직전인 2019년 6월 790만4,000달러로 정점을 찍고 급속히 위축됐다. 석 달 만에 약 1,300분의 1 수준(6,000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불매 운동 서슬이 그렇게 시퍼랬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감정이 묽어졌다. 작년 3월, 수출 규제 시작 이후 처음 100만 달러 선(150만3,000달러)을 웃돈 수입액은 5~12월 8개월 연속으로 100만 달러를 상회하더니 해가 바뀌자 곧장 200만 달러 벽도 무너뜨렸다.
연간 기준으로도 회복세가 분명하다. 분쟁 탓에 2018년 7,830만 달러에서 이듬해 3,975만6,000달러로 반 토막이 났던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20년 바닥(566만8,000달러)을 친 뒤 2021년 687만5,000달러로 소폭 늘었고, 지난해 들어서는 1,448만4,000달러로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까지 불어났다.
수입 맥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마찬가지다. 2020년 2.5%까지 떨어졌지만 작년에는 7.4%까지 만회했다. 다만 가장 잘 나갔던 2018년 수준(25.3%)까지는 아직 멀었다.
1월 일본 맥주 수입액 추이. 그래픽=김대훈 기자
안간힘을 쓰고는 있다. 최근 일부 대형 마트에서 아사히와 삿포로 등 일본 맥주를 4캔 9,900원에 파는 판촉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맥주가 과거 영화를 되찾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본 맥주 공백기에 국산 수제 맥주와 유럽산 맥주가 약진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일본산 기피 현상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 렉서스와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 수입 승용차가 각각 1년 전보다 183%, 149% 증가한 1,344대와 695대 팔렸고, 일본계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21년 9월과 작년 8월 사이 매출액(7,043억 원)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0.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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