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수백마리 굶겨 죽인 60대 "마리당 1만원씩 받고 처리"

고물 주우러 다니며 처치 곤란 개 맡아
경찰 "사체 규모 볼 때 진술 신빙성 낮아"

경기 양평군 한 주택에서 개 수백 마리를 굶겨 죽이는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뉴스1

경기 양평군의 한 주택에서 개 수백 마리를 굶겨 죽인 혐의를 받는 60대 피의자가 "금전적 대가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6일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A씨는 “처치 곤란한 개들을 처리해 주는 대가로 한 마리에 1만 원씩 받고 데려왔다”고 진술했다. 고물상을 운영한다는 A씨는 "고물 수집을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던 중 만난 사람들이 자신에게 개를 맡겼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3년 전부터 유기견 등을 집으로 데려온 뒤 밥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개들을 굶겨 죽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 동물보호단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 집 마당과 고무통 안에서 300~400마리 정도의 개 사체를 발견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조직적 범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에 신고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A씨가 3년 전부터 번식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받고 상품 가치가 떨어진 개들을 처리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도 A씨 자택에서 발견된 사체 규모로 볼 때 개들을 한 마리씩 데려왔다는 A씨 진술은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