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16년 차인 김단비(33·아산 우리은행)가 2022~23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생애 처음이자 이적 후 첫 해 MVP 수상의 영예다.
김단비는 6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110표 가운데 107표를 얻어 김소니아(인천 신한은행·3표)를 압도하며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김단비는 그간 많은 상을 받았지만 유독 MVP와는 인연이 없었다. 2007~08시즌부터 몸담은 신한은행을 떠나 이번 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마침내 MVP 한을 풀었다.
김단비는 "이 상을 받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6년 전에는 슛도 하나 못 쏘고, 수비가 뭔지도 몰랐다. 다들 안 믿겠지만 당시엔 힘을 못 쓰는 몸만 좋은 선수였다. 그런 저를 한 팀의 에이스로 만들어준 위성우(당시 신한은행 코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그 힘든 훈련을 견딘 저도 대단하지 않느냐(웃음)? 그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보니까 위 감독님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다"고 회상했다.
김단비는 신한은행 소속 당시 코치였던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당시 위 감독은 김단비를 혹독하게 훈련시키며 기본기를 다지게 했다. 위 감독은 2005~2012년까지 신한은행 코치를 맡았고, 2012년부터 우리은행 지휘봉을 잡아 11년간 재직한 역대 최장수 감독이다. 이날 시상식에선 지도상을 받기도 했다.
김단비는 "신한은행 시절 위 감독님을 상대로 만났을 땐 '김단비 막아!'란 말에 감자칩처럼 바사삭 흔들려 잘 경기를 못했다"는 일화도 들려줬다. 그러면서 "그 당시 4, 5년간의 훈련이 지금까지 저를 있게 한 것 같고, 은퇴하기 전에 MVP를 받게 돼 너무 기쁘다. 은퇴하는 날까지 어린 선수들한테 이 자리를 뺏기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단비는 이날 MVP를 포함해 5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베스트 5(포워드), 우수수비선수상, 블록상, 윤덕주상(최고 공헌도)을 휩쓸며 이번 시즌 가장 빛난 선수로 기록됐다.
베스트 5는 포워드 부문에선 김단비가 기자단 투표 110표의 만장일치를, 김소니아는 한 표 모자란 109표를 받아 치열한 표심을 반영했다. 둘은 이번 시즌 서로 유니폼을 맞바꿔 입었다. 가드 부문은 박지현(우리은행)과 이소희(부산 BNK썸), 센터 부문은 배혜윤(용인 삼성생명)이 수상했다. 신인상은 110표 중 106표를 받은 박소희(부천 하나원큐)에게 돌아갔다.
한편 정규리그 1~4위 팀은 오는 11일부터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2012~13시즌 이후 9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김단비는 "상(챔피언결정전 MVP)에 대한 욕심보단 일단 팀의 승리가 우선"이라고 힘줘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