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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착취·여혐 트위터 계정, 머스크 손아귀서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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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착취·여혐 트위터 계정, 머스크 손아귀서 부활했다"

입력
2023.03.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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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트위터 전·현직 직원 폭로 보도
"머스크 인수 후 폭력·혐오 계정 70% 급증"
콘텐츠감시팀도 '대량 해고' 칼바람 맞아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지난해 10월 그가 인수한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의 로고를 합성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지난해 10월 그가 인수한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의 로고를 합성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트위터는 더 이상 사용자들을 보호하지 않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대표주자 격인 트위터에서 최근 제기된 내부 폭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지난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새 주인으로 맞은 뒤, 아동 성학대나 여성 혐오 같은 '악질' 콘텐츠가 급증했다는 이유다. 이런 변화는 트위터 인수 직후 직원들을 무더기로 내쫓은 머스크의 결정과도 무관치 않다는 주장인데, 마구잡이 해고 논란이 콘텐츠를 둘러싼 파문으로 비화하고 있다.

"머스크 인수 후 트위터 '감시' 기능은 마비"

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사용자만 2억 명이 넘는 트위터는 최근 온갖 유해 계정 및 콘텐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악의적 비방을 뜻하는 '트롤링(trolling)'부터 허위 정보, 아동 성착취, 여성 혐오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회사 전·현직 직원들의 눈은 지난해 10월 440억 달러(약 57조 원)를 들여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를 향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사수하겠다"며 그가 트위터 최대주주로 올라선 다음부터, 유해 콘텐츠에 대한 트위터의 내부 감시·자정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현재 트위터에서 유해 콘텐츠 차단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는 내부 비판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폭력·혐오 발언 등을 이유로 접속이 차단됐던 트위터 계정을 잇달아 복원시켜 논란을 야기했다. 2021년 1월 미국 의사당 난입 사태를 선동해 계정이 정지됐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여성 혐오 발언을 쏟아냈던 영국계 미국인 앤드루 테이트 등의 계정이 대표적이다.

영국 싱크탱크인 전략대화연구소(ISD)는 최근 "폭력적이고 여성 혐오와 관련된 트위터 계정 수만 해도 머스크의 인수 직전 시점보다 70% 가까이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사들인 이후부터 올해 초까지 약 3만 개에 달하는 차단 계정이 복구됐다는 미국 비영리 단체의 조사 결과도 있다. BBC는 "트위터가 머스크한테 인수된 뒤, 이런 종류의 계정을 허용하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키보드 이미지와 트위터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키보드 이미지와 트위터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대량 감원 칼바람... "유해차단팀 전원 해고도"

이 같은 상황은 머스크의 '대규모 감원' 결정과 무관치 않다는 게 직원들의 시각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만 해도 "트위터상에서 아동 성착취물을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질 나쁜 콘텐츠를 걸러내고, 경우에 따라선 이를 사법기관에 넘기는 업무를 담당했던 부서의 직원들도 '대량 해고'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심지어 유해 콘텐츠 차단 업무 담당 부서의 직원이 모조리 해고되는 일도 있었다. 최근까지 아동 성착취물 관련 모니터링 업무를 해 온 한 직원은 "기존엔 20명이 했던 일을 6, 7명이 하는 상황"이라며 "전문 지식이 필요한 분야라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BBC에 전했다. 머스크는 지금까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기존 트위터 직원의 약 70%가량을 해고했다. 인수 당시 8,000명에 육박하던 직원 수는 현재 2,0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알렉스 스타모스 전 페이스북 최고보안책임자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머스크가 어린이 안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한 걸 고려하면, 트위터가 기본적인 일도 하지 않는 게 놀라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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