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국내 MPV 시장은 기아 카니발이 지배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여러 수입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도전자들이 ‘작은 공간’을 공유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시장에서의 지분을 넓히고 있는 ‘대형 SUV’들의 연이은 등장으로 수입 MPV들은 소비자들의 시선에서 조금 멀어진 모습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자’들의 행보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 혼다 오딧세이 역시 마찬가지다. 카니발의 지배 위세 속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가치’를 꾸준히 어필하고 있다.
시승을 위해 준비된 오딧세이는 MPV 특유의 넉넉하면서도 여유로운 체격을 과시한다.
많은 이들을 수용하고, 여유를 보장할 수 있는 5,235mm의 전장과 각각 1,995mm와 1,765mm의 전폭 및 전고가 돋보인다. 더불어 3,000mm의 휠베이스를 통해 공간 여유를 과시한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2,090kg으로 체급 대비 가벼운 편이다.
깔끔히 다듬어진 오딧세이
혼다의 MPV, 오딧세이는 말 그대로 깔끔하고 명료한 모습을 과시하며, 혼다 특유의 경쾌한 이미지를 제시한다. 특히 긴 전장과 휠베이스를 보유했음에도 날렵한 이미지를 구현한 점이 무척 돋보인다.
참고로 이러한 모습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카니발, 그리고 토요타 시에나 등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만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조금 부족한 모습이다.
전면 디자인에서 ‘디자인 기조’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10세대 어코드 등에서 적용되었던 프론트 엔드의 구성을 그대로 적용하고, 직선적인 헤드라이트, 바디킷 역시 깔끔한 이미지를 강조함에 집중했다.
측면에서는 투 톤의 휠과 곡선이 길게 그려지며 시각적인 매력을 더하고, 윈도우 라인 역시 소소한 변화를 더해 지루함을 덜었다. 여기에 플루팅 루프의 연출도 오딧세이의 특징 중 하나로 자리한다.
후면에는 혼다 고유의 C 형태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해 ‘혼다의 감성’을 보다 명확히 드러낸다. 여기에 차체의 여유를 강조하는 넉넉한 스타일의 바디킷, 그리고 가로의 디테일이 더해졌다.
수수하지만 기능적인 공간
오딧세이의 실내 공간은 고급스럽게 피어난 건 아니지만 깔끔하고 균형 잡힌 구성, 그리고 기능적인 배치를 통해 사용성을 더한 모습이다.
깔끔한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과 함께 독특한 감성의 계기판 등이 독특한 이미지를 자아낸다. 여기에 다소 난잡하다는 느낌도 있지만 다채로운 기능의 조작을 단 번에 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버튼, 다이얼 배치를 한 것이 시선을 끈다.
여기에 버튼식 시프트 패널, 그리고 여유로운 수납 공간과 미국차량 특유의 CD 슬롯 등이 ‘오딧세이의 공간’을 완성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평이하다. 디스플레이 패널에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내비게션과 블루투스 연결 등 다양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기능이 돋보이는 건 아니지만 ‘구성’이 부족한 모습은 없다.
오디오 시스템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2열과 3열 탑승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캐빈 워치, 목소리를 더욱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캐빈 톡 등 ‘함께 하는 차량’을 위한 다채로운 기능이 더해져 MPV의 성격을 강조한다.
실내 공간의 여유, 만족감은 충분하다. 실제 1열 도어를 열어 보면 여유로운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인할 수 있으며 조금 높게 구성된 시트 덕분에 넓은 시야를 누릴 수 있다. 여기에 공간 곳곳에 자리한 다채로운 수납 공간이 활용성을 더한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넉넉한 여유가 돋보인다. 오딧세이 특유의 시트 탈거 기믹을 그대로 유지할 뿐 아니라 전후 슬라이드 및 좌우 슬라이드 조작을 지원한다. 여기에 탑승자들을 위한 별도의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여러 수납 공간이 자리한다.
끝으로 3열 공간은 상대적으로 협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막상 레그룸의 여유도 준수한 편이며 시트 역시 한층 고급스럽게 연출되어 그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또한 3열 탑승자를 위한 컵홀던 및 USB 포트 역시 경쟁력을 더한다.
넉넉한 체격을 최대로 활용하는 만큼 적재 능력도 탁월하다. 큼직한 테일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1,087L의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3열 시트의 싱킹 폴딩하는 것 만으로도 2,636L까지 확보할 수 있다. 더불어 2열 시트를 탈거하면 4,411L에 이르며 다양한 레저 활동에 대응한다.
여전히 V6 엔진의 매력
최근 체격이 큰 여러 차량들이 다운사이징 터보, 혹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하는 것에 비해 오딧세이는 V6 엔진을 고집하는 모습이다.
오딧세이의 보닛 아래에는 V6 3.5L i-VTEC 엔진이 자리하며, 이를 통해 284마력과 36.2kg.m의 풍부한 토크를 제시한다. 덧붙여 전자 제어식 10단 자동변속기, 전륜구동 레이아웃을 조합해 보다 합리적이고 쾌적한 주행 성능을 예고한다.
이를 통해 일상의 만족감을 더하는 주행 성능, 그리고 복합 기준 9.0km/L의 효율성을 제공한다. 참고로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7.7km/L와 11.2km/L로 전체적인 ‘균형감’을 갖췄다.
쾌적함을 앞세우는 MPV, 혼다 오딧세이
오딧세이를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겼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고급스러운 매력은 아쉬울 수 있어도 직관적이고 쾌적한 구성이 만족감을 더한다.
특히 우수한 전방 시야, 그리고 ‘복잡한 과정’ 없이 여러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가솔린 엔진’ 고유의 정숙성이 더해지며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V6 3.5L 엔진의 성능은 준수하다. 물론 차량의 체격이 크고, 2톤이 넘는 공차중량, 그리고 MPV라는 성격 때문에 출력을 노골적으로 앞세우는 주행을 과시하는 건 아니다. 그저 여유롭고, 쾌적한 주행을 주행 전반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발진 가속 상황에서 느껴지는 출력 전개의 질감, 그리고 차량의 움직임은 무척이나 부드러워 여러 사람, 그리고 ‘무거운 짐’의 부담을 덜기 충분한 모습이다.
그리고 속도를 끌어 올리면 V6 엔진의 활기가 한층 더해지며 꾸준히 이어지는 ‘힘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실제 속도를 어느 정도 높여 달릴 때에는 여느 MPV에서 느낄 수 없는 특유의 ‘경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엔진에 합을 이루는10단 자동 변속기는 말 그대로 다단화 변속기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실제 주행 내내 낮은 RPM을 유지하며 ‘안정감’ 그리고 효율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참고로 10개의 기어 비는 무척 정교하게 배치해 일상에서의 주행부터 제법 속도를 높여 달릴 때에도 능숙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스포츠 변속’ 모드도 함께 마련됐다.
오딧세이는 제법 큰 체격, 그리고 무게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쾌적하고 경쾌함을 앞세웠다. 그리고 MPV가 갖춰야 할 ‘부드러움’ 역시 잊지 않았다.
정교함과 기민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지 몰라도 오딧세이의 기본적인 스티어링 휠의 조향 감각, 그리고 조향 시의 무게감이 무척 가벼워 ‘차량을 다루기 쉽다’는 감각을 제시한다.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라도 오딧세이를 쉽게 다룰 수 있다. 특히 차량의 체격, 특히 길이에 대한 감각만 익숙해진다면 연이은 코너, 그리고 좁은 골목도 문제될 것 같지 않았다.
여기에 혼다가 부분변경을 거치며 새롭게 조율한 서스펜션 역시 주행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혼다 측의 설명에 따르면 서스펜션 셋업을 개선하며 운동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승차감’을 강화했다.
실제 주행 상황에서 마주하는 여러 노면 환경에 능숙히 대응하는 오딧세이는 운전자는 물론이고 2열, 3열의 탑승자에게도 큰 불편함을 자아내지 않아 ‘장거리, 장시간 주행’에서의 부담을 덜었다.
물론 큰 체격, 무게, 그리고 높은 무게 중심 등으로 인해 주행 시 조금은 휘청거리고, 관성의 부담을 느끼게 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는 MPV 대부분의 고민이니 ‘오딧세이’의 단점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한편 오딧세이는 풍부한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다채로운 안전 및 편의사양’을 마련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한다. 특히 캐빈 워치, 캐빈 톡 등은 ‘오딧세이의 경험’을 더욱 강조한다.
좋은점: 넉넉한 공간, 우수한 주행 성능과 승차감, 그리고 향상된 상품성
아쉬운점: 여전히 높은 카니발의 벽
그래도 매력적인 MPV, 혼다 오딧세이
앞서 설명한 것처럼 국내 MPV 시장은 카니발이 ‘강력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MPV를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이 다른 차량에 시선을 두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게다가 대형 SUV들의 약진으로 어려움은 더욱 높아진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다 오딧세이는 나름의 매력, 그리고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MPV라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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