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우기 앞두고 안전 우려에 철거 결정"
재건설 여부 미정… "원인 규명시 구상권 청구"
올해 초 갑자기 내려앉아 통행이 전면 통제된 서울 영등포구 도림보도육교가 결국 철거된다.
5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구는 최근 도림육교 철거 공사를 맡을 업체를 선정해 계약을 마쳤다.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철거를 시작해 다음달 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철거 비용은 3억3,000만 원이다.
구 관계자는 “비가 오면 도림천 수량이 급격히 불어난다”며 “다리 처짐 부위에 지지대를 받쳐뒀지만, 우기를 앞두고 안전을 우려해 조속히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도림육교는 도림천을 사이에 두고 도림동과 서울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을 연결하는 폭 2.5m, 길이 104.6m 규모 보행교로, 2016년 총사업비 28억 원을 들여 건설했다. 하지만 지난 1월 3일 한밤중에 다리 중간 지점이 엿가락처럼 휘어지면서 내려앉았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육교와 육교 아래 산책로가 통제돼 주민들이 인근 신도림교까지 돌아서 다니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구는 외부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육교 철거 후에도 조사에 차질이 없도록 처짐 부위와 기둥 파손 부위, 뒤틀린 난간 등 사고 현장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다리 형상과 사고 현장을 보전하기 위해 광파를 이용해 물체 형상을 이미지화하는 ‘라이다(LiDAR) 측량’도 진행했다.
육교를 다시 건설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원인 분석을 마친 뒤 그 결과와 연계해 신중히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국토안전관리원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자문회의가 검토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며 “설계든 시공이든 책임 소재가 밝혀지면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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