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501 출신 가수 겸 배우 김형준
오래 짊어온 가장의 무게... "더 열심히 살 것"
뚜렷한 이목구비의 '차도남' 이미지로 가수, 배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온 김형준. 뮤지컬 '친정엄마' 개막을 앞두고 만난 그는 강아지처럼 순한 인상에 '비글미'를 장착한 사람이었다. 이미지와 실제 모습의 간극을 스스로도 의식한 듯 "다들 나를 직접 보기 전엔 차가운 줄 알더라"며 웃었다.
지난 2005년 그룹 SS501로 데뷔한 김형준은 올해 데뷔 19년 차가 됐다. 긴 시간 연예계 생활을 이어온 만큼, 자연스레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했다. 하지만 난관 속에서도 그를 버티게 해준 건 '사랑하는 가족'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이었다. 밝고 사람을 좋아하는 김형준은 환경을 탓하거나 누군가를 미워할 시간에 부지런히 움직이고 자기개발에 힘쏟는 타입이다. 덕분에 매일 바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28일 개막하는 '친정엄마'는 10년 이상 사랑받아온 고혜정 작가의 힐링 뮤지컬로, 매진 행렬을 이어온 최고 화제작이다. 엄마 역에는 김수미 박정수 정경순 김서라가 캐스팅됐고 딸 역엔 별(김고은) 현주니 신서옥이, 남편 역은 김형준 김도현 이시강 트리플 캐스팅으로 꾸려졌다.
다음은 김형준과의 일문일답.
-'친정엄마'에서 어떤 매력으로 승부할 계획인지.
"사위로서의 살가움, 푸근하고 따뜻한 효자 같은 모습으로 승부하려고 해요. 사람이 갖고 있는 태생은 잘 안 바뀌잖아요. 제가 좀 둥글둥글한 성격이고 살가운 편이라서 그런 모습들을 잘 보여주고 싶습니다."
-집에서 실제로도 살가운 아들인가.
"저보다 효자인 사람은 못 본 것 같아요. 하하. 엄마와 동생과 함께 셋이 살거든요. 제가 가장이니까 열심히 살아왔고 책임감을 갖고 있어요. 실은 2년 전에 엄마가 유방암을 처음 겪으셨어요. 일본에 갔다 와서 엄마를 간호하며 더 악착같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엄마랑은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요. 엄마도 저 없으면 안된다고 애지중지 키우셨고요. 그런 걸 많이 배우니까 어른들께도 잘하는 것 같아요."
-대화를 나눠보니 굉장히 긍정적인 성격인 것 같은데.
"에너지가 좋긴 해요. 원래 성격 자체가 밝은 편이고요. 그런데 바뀌는 부분도 있어요. 혼자 시간을 잘 보내려고 하죠. 활동할 땐 그저 쉴 때가 감사했는데, 지금은 일본어 공부도 하고 제가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계속 해요. 사람을 안 만나도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바빠요. 예전엔 먹을 거에도 신경을 안 썼는데 지금은 그게 더 재밌고 찾아다니게 되더라고요."
-아이돌들은 다이어트로 스트레스를 받는데 그렇진 않았겠다.
"저는 식탐이 없었어요. 한때 체중이 52kg이어서 오히려 찌는 게 필요했죠. 운동도 억지로 했는데, 지금은 (살을) 빼야 해요. 하하. 제가 맛집 찾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숨어서 혼자 먹고 오기도 하거든요. 지금 종로에 사는데 광화문쪽에 맛집 골목이 있어요. 한식 백반집도 엄청 맛있어요."
-SS501 멤버들과는 자주 연락하나.
"다섯 명 다 연락을 많이 해요. 여러가지 얘기들은 항상 하는데 다 같이 뭔가 할 수 있는 상황은 쉽지 않더라고요. 좋은 기회가 오면 같이 무대에도 서고 싶어요. 각자 개인활동을 오래 했고, 다른 선배들 보면 보기 좋더라고요. god 선배님들도 멋지던데, 저희도 언젠가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면 좋겠네요."
-연극 '추적' 도전은 본인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왔을 듯한데.
"인생 터닝포인트가 될 정도로 컸어요. 일생일대의 작품 하나는 더 생긴 것 같아요. 데뷔하는 느낌처럼 강렬했고, '내가 이걸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도 얻었어요. 이번 여름에 앵콜 공연을 할 예정인데 미국에서 영화로도 제작된 작품이에요. 처음엔 '추적' 대본을 받고 못할 줄 알았어요. 너무 방대한 양이고 2인극인데다 1인 2역을 했거든요. 분장도 처음 해봤는데 잘했다는 평을 들으니까 짜릿했어요. 다운돼있고 힘들기도 했지만 과정은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앞으로 뭘 해도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대에 오르며 연기 활동을 활발하게 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솔로 활동을 하면서부터 기회가 많고 제안도 많았어요. 그때 안 한 작품들이 다른 사람이 해서 결과가 나왔을 때 부럽더라고요. 20대 후반 군대 가기 직전부터 생각이 바뀌었어요. '실패하고 안돼도 좋으니까 해보자' 싶었죠. 처음 복귀작은 뮤지컬도 아니고, 라이센스 있는 작품도 아니었고 관객도 많이 안 올걸 알았어요. 그걸 감안하고도 시작을 한 이유는 일본에서 이미 밑바닥부터 다시 하는 걸 겪어봤기 때문인 것 같아요. 고민되고 반신반의하는 게 있을 땐 '내가 좋은 거면 하자'고 생각해요. 항상 결과는 좋았고요."
-과거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도 인상적으로 봤다. 그때 박서준과도 호흡을 맞췄는데, 주변 동료들이 잘되는 걸 보면 어떤지.
"전 시기나 질투가 없는 편이에요. 30대가 되니까 사람들을 좋아하는 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안 될 거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고, 주변에서 더 잘 되는 게 보기 좋아요. 늘 모니터하고 배우려고 하죠. 서준이 역시 잘 되서 정말 좋고 모니터를 항상 해요."
-올해 소망과 계획도 궁금하다.
"건강해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일을 덜 해도 좋으니 스트레스를 덜 받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내려놓는 게 필요하더라고요. 오버 페이스가 되면 일도 잘 안되니까요. 또한 저를 위해 할 수 있는 공부나 여러 가지를 꾸준히 하면서 자신감 있게 모든 일에 임하고 싶어요.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한 해이길 바라고요. 다시 사람들에게 저를 보여줄 수 있는 해가 되길 바래요. 차근차근하려고요."
-예능 도전이나 다른 계획들도 있는가.
"제약을 두고 싶진 않아요. 저를 만약 어떤 예능이라던지 개그 프로그램에서 찾는다면 해보고 싶고요. 이젠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강해졌거든요. OTT 예능을 두세 개 찍었는데, 처음 섭외가 왔을 때는 고민했지만 찍어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웹드라마도 찍어놨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