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이용해 돈벌이” vs “황당하다” 장군이에게 무슨 일 있었나
저는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곧 정부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들어갑니다. 부디 사랑하는 우리 아들 장군이를 부탁합니다. (중략) 장군아 미안하다, 아빠가.
지난달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해진 이 쪽지 한 장이 보호자들을 울렸습니다. 푸들 품종 반려견 ‘장군이’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을 만큼 건강이 악화된 보호자가 반려견 양육을 포기하게 된 사연이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에 반려견 ‘장군이’가 꼭 좋은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사연을 전한 경기 동두천시의 한 반려견 호텔에도 일부 누리꾼들이 ‘장군이를 위해 써달라’며 후원금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호텔 측도 “3일에 장군이의 중성화 수술을 예약해뒀다”며 근황을 꾸준히 전했습니다.
그렇게 시민들의 응원을 받은 지 하루 만인 3월1일, 사연을 전한 반려견 호텔 측은 돌연 다른 소식을 전했습니다. 장군이를 최초로 발견한 A씨가 다시 장군이를 데려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A씨는 장군이가 SNS와 언론을 타게 된 점을 불편해했다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황한 누리꾼들은 A씨가 장군이를 데려가게 된 경위가 석연치 않다며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A씨는 곧바로 호텔 측 SNS 게시글에 반박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는 이 영상을 통해 장군이에 대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을 알렸습니다. A씨에 따르면 장군이가 발견된 날은 지난달 24일이었습니다. A씨는 장군이를 발견한 뒤 곧바로 입양처를 알아봤다고 합니다. A씨가 직접 입양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기존에 키우고 있던 반려견이 다른 개를 보면 공격성을 드러내는 까닭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장군이의 입양처를 수소문하던 도중 반려견 호텔 업주 B씨의 지인이 푸들을 입양하고 싶어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25일, 장군이는 B씨의 지인에게로 입양을 가게 됐습니다. 그러나 불과 이틀 만에 장군이는 파양됐습니다. 장군이가 분리불안과 마킹이 심해 입양자가 감당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A씨는 이 파양 과정에서 본인은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장군이를 파양하게 되면 내가 데려가겠다고 분명히 말했다”면서 “그런데 아무 말도 없이 호텔 SNS에 장군이 입양자를 찾는다고 글을 올리니 영문을 몰라 당황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그 호텔에 장군이가 머문 시간은 불과 몇 시간에 불과하다”며 “그런데 자신들이 다 구조하고 보호한 것처럼 말하면서 후원금을 받아 챙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업체를 홍보하거나, 후원금을 받아 챙길 목적으로 B씨가 장군이를 이용한 것 같다는 뜻이죠.
그러나 이런 A씨의 주장에 대해 B씨는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동그람이에 “장군이 이름으로 입금된 돈은 약 17만원 수준”이라며 “장군이를 위해 모금을 하겠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저 SNS 댓글에 장군이 사연이 안타까운데 돕고 싶다는 사람들에게만 계좌를 알려줬을 뿐이라는 게 B씨의 설명입니다.
B씨는 “우리 호텔에는 개인 보호자들이 유기견 위탁 보호를 많이 신청하는 편”이라며 다른 위탁 보호 중인 유기견들도 장군이처럼 SNS 계정을 통해 입양 홍보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장군이의 사연 역시 SNS로 알려진 뒤 취재 문의에도 입양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응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파양 사실을 왜 알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입양하는데 도움이 안 될 것 같았다”며 “(언론 취재 요청이 쏟아지면서) A씨에게도 전할 만한 경황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A씨가 파양될 시 자신에게 연락을 달라고 말했는데, 나는 그런 얘기를 전해들은 바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장군이는 A씨가 보호하고 있습니다. A씨는 “장군이는 현재 내 아버지와 함께 지내는 중”이라며 유튜브를 통해 장군이의 근황을 공개했습니다. B씨는 장군이를 돕기 위해 후원금을 보내준 이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사람들 간의 분쟁은 원만히 해결되고, 장군이가 더는 혼란을 겪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