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탈레이트계 호르몬 교란 성분 검출
소비자원, 13개 제품 안전성 등 조사
일부 어린이용 헤드셋(마이크가 달린 헤드폰) 제품에서 기준치가 넘는 유해 물질이 나왔다. 호르몬 작용에 이상을 일으켜 신체 발달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다. 판매 회사는 해당 제품을 거둬들이기로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현재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는 어린이용 헤드셋 제품 13종을 대상으로 안전성 등을 조사했더니, 3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 함량이 관련 법령 기준을 초과했다고 3일 밝혔다.
어린이가 쓰는 제품의 경우 부분이나 부속품이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에 근거한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고시에 따르면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다이이소노닐프탈레이트(DINP) 등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 7종의 합이 부품마다 허용 기준(0.1%)을 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소비자원 시험 결과 ㈜에듀플레이어의 에듀플레이어 어린이 헤드셋(3만4,600원)과 ㈜케이원로지스틱의 도라에몽 헤드폰(9,500원), ㈜다와의 헬로키티 헤드셋(6,900원) 등 3개 제품의 연결잭과 헤어밴드 등에서 검출된 DEHP와 DINP의 총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0.3~17.2%로 파악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 제품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로, 특히 DEHP는 눈ㆍ피부ㆍ점막 등에 자극을 주고 간 등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동물ㆍ사람 몸속에서 호르몬 작용을 방해ㆍ교란할 수 있어 이 성분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생식이나 신체 발달 기능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 경고다. DINP 역시 비슷한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물질이다.
해당 제품을 만든 업체 3곳은 유통처에서 제품을 회수하는 등 판매를 중단하고 환불ㆍ교환을 하겠다는 회신을 해 왔다고 소비자원은 전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환경에 해를 끼치는 물질이기도 하다. DEHP는 유럽연합(EU) 환경 기준 ‘유해 물질 제한 지침(RoHS)’에서 함유량(0.1% 이하)을 규제하는 4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 중 하나다. 안전성 문제가 발견된 3개 제품 가운데 도라에몽 헤드폰과 헬로키티 헤드셋 등 2종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0.75~15.82%의 DEHP가 추출됐다. 다른 RoHS 규제 성분인 납ㆍ카드뮴은 전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거나 함량이 허용 기준 미만이었다.
어린이 제품에 반드시 표시하도록 법령이 규정하고 있는 KC마크와 제조연월, 사용 연령 등 정보가 누락된 제품도 상당수(9개)였다. 7개 제품은 일부, 2개 제품은 전체를 빼먹었다.
소비자원은 “코로나19 등 요인 때문에 비대면 화상 수업이 늘면서 어린이의 헤드셋 사용도 증가했다”며 “관계 기관에 조사 결과 등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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