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춘자(67)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대표가 30여 년간의 골프 행정가의 삶을 마무리하고 야인으로 돌아간다. ‘대한민국 1호 여자프로골퍼’인 강 대표는 한국 여자골프 역사의 산증인이자 ‘K골프’의 토대를 다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강 대표는 2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달 15일까지 KLPGT 대표 임기를 끝으로 일선에서 물러나려 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1978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여자프로골프 테스트에서 고(故) 구옥희 등과 함께 합격해 ‘회원번호 1번‘을 따냈다. 강 대표 등 8명의 프로선수가 3개 대회 총상금 150만 원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가 시작됐다. 강 대표를 중심으로 1세대 여자 골퍼들이 다진 토대 위에 박세리와 박인비, 고진영 등 현재 한국 여자골프 성공신화가 탄생했다.
통산 10승을 거둔 강 대표는 국내 여자프로골프 단체에서 30년 넘게 수뇌부에 몸담은 골프 행정가이기도 하다. 1992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전무이사로 부임했고, 1999년 부회장에 선임됐으며 2011년 수석부회장에 올랐다. 2020년부터는 KLPGA 자회사인 KLPGT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강 대표는 한국여자프로골프 저변 확대를 거론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KLPGA와 KLPGT에 몸담고 있는 동안 회원 제도 및 투어 제도 개편을 통한 투어 경쟁력을 강화했고, 점프(3부)투어와 드림(2부)투어, 정규투어 3단계의 승강 시스템을 도입해 스타 발굴에 애썼다. 또 상금과 대회 수 등을 매년 늘려 한국 여자 골프 흥행을 주도했다.
강 대표가 골프 행정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후 30여 년이 지난 현재 KLPGA는 세계 3대 투어로 성장했다. 올해 여자 투어는 32개 대회, 총상금 311억 원 규모로 열린다.
평생을 골프와 함께했던 강 대표는 임기 후에는 ‘골프 전도사’의 길을 갈 계획이다. 강 대표는 “나보다 나은 훌륭한 후배들이 있기에 한국 여자골프의 미래는 더 밝을 것”이라면서 “골프가 어렵다고 하는데 좋은 선생님에게 3개월만 잘 배우면 얼마나 쉽고 즐거운 운동인지를 알리고 나 역시 레슨 등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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