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022년 매출 26조원 대…사상 최대
기술 인프라·자동화 등…물류 효율화 비결
신세계와 유료 멤버십 확보 경쟁 벌일 듯
"오프라인 중심 유통시장에서 쿠팡은 한 자릿수 점유율입니다. 고객이 '와우' 할 수 있는 혁신은 이제 시작이죠."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1일(한국시간)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의 사상 최대 성적표를 공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는 쿠팡의 비중이 4.4%밖에 안 되는 만큼, 아직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한 것이다. 내심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을 넘어 이제 '유통 공룡' 신세계그룹, 롯데그룹과 '3강 구도'로 본격 경쟁을 펼쳐보겠다는 야심도 내비쳤다.
쿠팡이 지난해 26조 원대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상승세를 탔다. 쿠팡이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한 26조5,917억 원(205억8,261만 달러·연 환율 1,291.95원 기준)을 기록했다. 영업 손실은 1,447억 원(1억1,201만 달러)으로 전년(1조7,097억 원) 같은 기간 대비 92% 줄었다.
특히 지난해 3·4분기 연속 1,000억 원대 영업 이익 흑자를 이어간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7조2,404억 원(53억2,677만 달러·분기 환율 1,359.26 기준), 영업이익은 1,133억 원(8,340만 달러)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롯데와 '3강 구도' 가능할까
실적의 비결로 김 의장은 기술 인프라와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 등 운영 개선 노력을 꼽았다. 그는 "쿠팡에서 자동화가 가장 많이 이뤄진 풀필먼트센터는 나머지 물류망 대비 효율성이 두 배로 뛰었다"며 "자동화 수준을 높여 효율성을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류 효율화로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마진율을 뜻하는 매출 총이익률(매출에서 원가를 뺀 금액)은 2018년 5%에서 지난해 23%로 증가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시장은 여전히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라며 "고객에게 더 다양한 상품, 더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를 만들면 몇 년 동안 유통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로켓배송(하루배송)이 가능한 상품을 확대해 회원 수를 늘리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로켓배송 가능 상품이 수백만 개지만 아직 확보해야 할 상품이 더 많다는 것이다. 쿠팡의 20개 상품 카테고리 중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소비자는 20%에 불과해 더 다양한 품목의 상품을 로켓배송으로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이 자사 계열사 6곳(스타벅스·지마켓·면세점 등) 혜택을 통합한 유료 멤버십을 7월 선보일 예정이라, 올해 유료 회원을 확보하기 위한 대결도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 움직임이 이는 것도 경쟁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전국 이마트 점포 50%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면 연간 매출이 2,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대형마트·백화점 등 오프라인 기반을 갖춘 게 가장 큰 무기"라면서도 "쿠팡은 오프라인 사업에서 생기는 공간의 물리적 제한이 없는 만큼 로켓배송 상품 가짓수를 늘리면서 경쟁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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