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우한서 생겨" 글에
머스크 동의하자... 관영언론 '발끈'
지나친 친중 행보를 일삼는다고 지적 받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중국 정부로부터 '옐로 카드'를 받았다. 머스크가 자기 트위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란 취지의 글을 올리자, 중국 공산당 이익을 대변하는 언론이 이에 발끈해 속담까지 인용하며 머스크를 저격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우한(武漢)의 연구실에서 유출됐을 수도 있다는 기사를 머스크가 게재한 것은 미중관계를 악화시키고, 밥그릇을 깨트리는 행위"라고 했다. '밥그릇을 깨트린다'는 말은 중국어로 '밥 주던 손을 문다'는 의미라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전했다. 자신을 먹고 살도록 해 주는 은인(중국)을 배신했다는 뜻이다. 앞서 머스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실험실에서 생겨났다는 내용의 글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았다.
중국이 거친 표현을 써가며 머스크를 힐난한 건 그간 테슬라가 중국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에 기대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중국은 테슬라 전체 매출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장이다. 테슬라는 상하이에 대규모 공장을 두고 있기도 하다. 생산과 판매 모두에서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머스크는 그간 노골적인 친중국 노선을 걸어 왔다. 지난해 10월에는 "대만을 위한 특별행정구역(SAR)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국이 홍콩을 '홍콩특별행정구'로 표기하듯이 대만도 '대만특별행정구'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이는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 정부 편을 든 것이라 대만 정부의 거센 반발을 샀다.
그러나 이처럼 가까웠던 중국과 머스크의 관계에도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중국 정부와의 관계 악화는 테슬라의 사업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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