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공급되던 인텔·퀄컴 반도체 수출 끊어
"중국 정찰 풍선과 러 무기 지원이 강수에 영향"
미국이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을 끊는다. 중국 정찰풍선의 미국 영공 침범 사태로 인해 국가안보 우려가 고조되자 기술 무역을 차단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CNN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인텔, 퀄컴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수출 허가를 취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미국 기업이 정부 허가를 받아 화웨이에 수출할 수 있는 품목은 4G용 반도체까지다. 5G 전용 반도체부터는 수출이 불가능한데, 앞으로는 4G 수출도 금지할 것이라는 의미다. 당초 논의됐던 것보다 더 강력한 대중 압박인 셈이다.
WSJ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백악관은 최근 미 상무부에 ‘화웨이에 더 큰 타격을 줄 시점이 됐다. 4G 공급을 끊어 더 큰 고통을 줄 때’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원래대로라면 미 정부는 기존 수출허가가 만료되면 더 이상 갱신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기존 허가까지 취소하며 중국에 더 단호한 입장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 같은 강수를 두게 된 건 최근 미중 간 긴장을 고조시킨 일련의 사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영공을 침범했다가 지난달 4일 격추된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가 대표적이다. CNN은 “(미 정부가) 화웨이의 통신기술이 중국 정부의 각종 첩보와 정찰 작전에 쓰인다고 의심 중”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드론·포탄 등 살상무기를 공급할 예정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것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의 안보 관련 업무 담당자인 앨런 에스테베스 국장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바이든 행정부가 추가 수출 통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미 첨단 기술이 중국의 군이나 정보조직에 활용되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2019년 안보상 이유를 들어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2020년 5월엔 미국 장비를 써서 부품을 만드는 다른 외국기업에 대한 수출도 허가 대상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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