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분야서 최초 1급 '블랙벨트' 인증
범죄피해자 상담·휴게 공간 '늘해랑' 개소
"검찰도 관점 바꿀 때 비로소 변화할 것"
법무부에서 첫 여성 대변인을 지낸 박현주 창원지검 진주지청장(52·사법연수원 31기)이 사의를 표명했다. 박 지청장은 공인전문검사 제도가 시행된 뒤 처음으로 성폭력 분야 1급 '블랙벨트' 인증을 받은 인물이다.
박 지청장은 24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인사 글을 올려 "그동안 업무에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고, 순탄할 것만 같았던 기대와는 달리 어려운 시절도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드러내 제기하지 못했고, 그 해답 또한 찾지 못해 남은 동료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안고 떠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성범죄는 여러 면에서 닫혀있는 세계였지만 사회적 인식이 변화해 '피해자다움'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던 편견이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다른 기관의 누군가 내부자 고발을 해 그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때 우리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그가 어떤 성향인지, 근무 실적은 어떤지, 구성원들과 원만한지, 고발의 숨은 의도가 있는지 따지지 않고 그저 응원한다"고 했다. 박 지청장은 "우리 내부에 대하여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비로소 '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검찰 구성원들을 향해 조언을 남겼다.
박 지청장은 "검사로서의 지난 21년은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직무를 수행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하며, 범죄피해자 관련 검찰 업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진주지청에 최근 개소한 범죄피해자 상담·휴게 전용공간 '늘해랑'을 언급하며 "우리가 바라봐야 하는 국민인 범죄피해자들께서 신뢰하고 자주 찾는 검찰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박 지청장은 1999년 41회 사법시험에 합격, 2002년 수원지검에서 검사로서 첫 발을 뗐다. 법무부 여성아동인권과장과 수원지검·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등을 지냈으며, 검찰 내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부단장을 맡기도 했다.
박 지청장은 '안양 비산동 발바리' '군포 청소년 특수강간' 등 굵직한 성폭력 사건 800여 건을 처리한 점을 인정받아 2016년 검찰 내에서 처음으로 성폭력 분야 공인전문검사 1급 인증을 받았다. 2021년 7월에는 여성 최초로 법무부 대변인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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