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약속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 선임 데드라인이 불과 닷새 남은 가운데 유력 차기 감독으로 '독일 레전드' 위르겐 클린스만(59) 전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축구협회가 진지하게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차기 사령탑 선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내달 초에도 이번 협상이 완성되지 않을 경우 새 감독 선임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축구계 정통한 한 관계자는 "축구협회가 약속한 차기 감독 선임 날짜가 다가오면서 클린스만과의 협상에 상당한 무게를 싣고 있다. 거의 유력한 새 사령탑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은 2월 말 데드라인에 임박한 상황에 급물살을 타면서 축구협회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마이클 뮐러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클린스만 전 감독이 거주하고 있는 미국으로 건너갈 방침이다. 계약 기간이나 연봉 등 큰 그림은 어느 정도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져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뮐러 위원장이 독일인인 만큼 클린스만 전 감독과 친밀감 있게 협상을 지휘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우려되는 건 한국 상주 여부다. 뮐러 위원장이 이 부분을 잘 풀어야 할 것이고, 이것이 새 사령탑 협상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3월 초까지 이번 협상이 완결되지 않는다면,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은 장기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1990년대부터 미국에 정착, 국적까지 취득했다. 문제는 그가 독일대표팀 감독 당시 미국에 머물며 감독직을 수행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독일 내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뮐러 위원장도 대표팀의 새 감독 기준에 전문성과 경험, 동기부여, 팀 워크 배양, 환경적 요인을 거론했다. 특히 환경적 요인을 두고 "감독이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부"라고 밝혀 이 부분이 주목된다. 앞서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부인과 한국에 상주하며 대표팀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번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불발될 경우다. 일단 축구계에선 긍정적인 협상으로 마무리된다 해도 3월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럴 경우 내달 24일(콜롬비아)과 28일(우루과이)에 예정된 A매치에는 나서지 못하게 돼 황선홍 U-23(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임시 감독을 맡아 두 경기를 지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 화려한 이력을 남긴 인물이다. 독일 국가대표로서 10년 이상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며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유로 1996 등 우승에 일조했다. 은퇴 후에는 독일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자국을 3위에, 미국대표팀 감독 시절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며 호평받았다.
그러나 클럽을 지휘할 땐 비판도 따랐다. 바이에른 뮌헨(2008~2009)에선 성적 부진으로 시즌 도중 경질됐고, 헤르타 BSC(2019~2020)에서도 구단과의 마찰로 70 여일 만에 사퇴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3년간의 공백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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