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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 줄였어도 연료비·이자 급등해 작년 가계지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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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 줄였어도 연료비·이자 급등해 작년 가계지출 늘었다

입력
2023.02.23 14:53
수정
2023.02.23 14:5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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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2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264만원
오래 쓰고 먹는 것 줄이면서 버텨
실질소득은 2분기 연속 뒷걸음질

22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22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커지는 고물가 고통을 견뎌내기 위해 국민들은 식품‧가구‧전자기기 등 생필품과 가정용품 소비부터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보다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탓에 실질소득은 2분기 연속 감소했다. 그만큼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2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4만 원으로 1년 전보다 5.8% 늘었다. 하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소비지출은 0.7% 늘었다. 연간 씀씀이는 전년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도 지갑에서 나간 돈은 늘어났다는 뜻이다.

가구의 지출 감소폭은 가정용품‧가사서비스(9.8%)에서 가장 컸다. 식료품‧음료 소비도 1.9% 줄었다. 이에 반해 국제 원자재‧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주택 연료비(9.0%)와 월세 등을 포함한 주거비(4.5%), 운송기구 연료비(18.8%)는 1년 전보다 모두 부담이 커졌다. 고물가에 되도록 오래 쓰고 먹는 것을 줄이면서 버텼으나, 연료비와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지출이 늘어난 셈이다.

팍팍한 살림살이는 2분기 연속 뒷걸음질 친 실질소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날 함께 발표된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4.1% 늘었다. 2021년 3분기부터 6분기 연속 증가세다.

하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제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소득은 1.1% 줄었다. 4분기 기준으로 2016년(-2.3%)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해 3분기(-2.8%) 마이너스로 돌아선 후 2분기 연속 쪼그라든 것으로, 실질소득이 2분기 연속 감소한 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1~2분기 이후 4분기 만이다. 마이너스 실질소득은 물가가 급격히 오른 여파가 크다. 지난해 3분기 물가상승률은 1년 전보다 5.9% 올랐고, 4분기에도 5.3% 상승하는 등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연료비가 16.4% 증가했고, 계속된 금리 상승 여파로 이자비용이 28.9% 급증했다. 두 수치 모두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난해 4월부터 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지난해 4분기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112만7,000원,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는 1,042만7,000원이었다. 빈부 격차 수준을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3배로 전년 4분기(5.71배)보다 완화했다.

정원 기획재정부 복지경제과장은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됐지만 고물가와 경기 둔화 여파로 개선세가 계속될지 불확실하다”며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소상공인 부담을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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