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민 장편 동화 '열세 살 우리는'
부당해고 당한 아빠와 이혼 위기 부모님
힘든 현실에 부딪혀 뒤틀린 내면
무너진 친구와의 관계 회복 여정 그려
위로는 어려운 일이다. 하는 것만큼 받는 것도 그렇다. 힘든 상황에도 상대의 진심을 왜곡하지 않고 감사히 받을 수 있다는 건, 성숙한 어른이라는 증거일지 모른다.
장편동화 '열세 살 우리는'은 위로를 주고받아야 할 상황에 놓인 열세 살 주인공들을 통해 성숙의 의미를 생각게 한다. 베스트셀러 청소년소설 '훌훌'의 작가 문경민이 이번에도 어린이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주인공 '최보리'의 세상은 아빠가 실직하면서 모든 게 바뀐다. 부당해고를 당한 아빠가 회사와의 힘겨운 싸움에 들어가고, 엄마와 아빠 사이는 틀어진다. 불안하기도 하고 부모님이 미워지기도 한 '보리'는 그 부정적 감정을 단짝 친구 '루미'에게 표출하기 시작한다. '루미'가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할수록 '보리'의 마음은 "더 컴컴한 곳으로 떨어져 버렸다."
우울한 표정이 자신과 닮은 전학생 '세희'와 어울리게 된 건 그래서였다. 친구들을 괴롭히고 중학생 언니 오빠들과 연결된 불량 클럽과도 연결된 친구를 사귀면서 주인공은 점점 더 어두운 곳으로 빨려 들어간다.
동화는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는 '보리'의 심리를 촘촘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인물들이 만만하지 않은 세상에서 "내면을 일구는 싸움을 벌이고 어긋난 세상을 직면할 것"을 바라며 썼다고 밝혔다. 아빠에 대한 미움이 걱정과 사랑이란 걸 깨달은 주인공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여정은 힘든 상황에 처한 어린이 독자들에게 용기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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