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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정진상에 권한 일임… 이재명이 인지·관여했는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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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정진상에 권한 일임… 이재명이 인지·관여했는지가 관건

입력
2023.02.22 04: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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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성남FC 의사결정 권한 측근들에 위임
'얼마나 알고 어느 정도 개입' 입증 필수적
檢 "대리인일 뿐 李가 상선"… 李 "증거無"
李, 유동규엔 선 긋고 정진상은 언급 피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 '성남FC' 관련 업무를 측근들에게 위임한 것으로 규정하면서, 성남시장 시절 이 대표의 역할과 관여 정도를 두고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측근들의 불법 행위에 대한 이 대표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21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인 유동규씨에게 대장동·위례신도시 관련 권한을 위임했다. 성남FC 후원금 관련 업무는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맡겼다. 검찰은 유씨와 정 전 실장이 보고하면 이 대표가 결재했으며, 이 대표가 직접 지시한 것도 대부분 측근들에게 일임했다고 봤다.

이 대표는 2010년 10월 유씨를 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임명해 공사 설립과 개발사업 등 주요 공약 이행 업무를 맡겼다. 공단 이사장을 거치지 않고 이 대표나 정 전 실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포괄적 실무 권한을 부여했다. 특히 이사장에 대한 직무상 복종의무 삭제, 비공식 직제 신설 승인, 인사권 등으로 실질적 장악력을 확보해 줬다.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이 대표가 "유동규 말이 내 말"이라고 언급한 정황도 적시됐다. 유씨에게 직접 보고받고 "1공단 공원만 하면 나머지 이익은 알아서 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 대표가 정 전 실장을 통해 유씨로부터 보고받고 승인했거나,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유씨에게 보고받고 지시했다는 구조다.

이 대표는 2010년 7월 정 전 실장을 성남시 정책비서관 자리에 앉힌 뒤, 일선 부서에 인허가 등 각종 사안을 시장에게 보고하기 전에 반드시 정 전 실장의 사전 검토를 거치도록 지시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그를 '측근' '정치적 동지'라고 언급한 것도 강조했다. '대장동 일당(특히 김만배씨)→유동규→정진상→이재명'으로 연결되는 구조에서 긴밀한 소통이 있었을 것으로 암시한 셈이다.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선 '이 대표가 정진상으로 하여금 구단주인 자신의 대리인으로서 성남FC 운영을 총괄하도록 했다'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었다. 이 대표가 2015년 2월 성남FC 대표에게 "성남FC 운영을 정진상에게 맡겨 뒀으니 향후 각종 현안을 상의해 진행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정황도 기재됐다.

검찰은 결국 정 전 실장과 유씨는 대리인일 뿐, 최종 결재권자인 이 대표가 몸통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검찰 주장에 따르더라도 측근들이 전면에 나서 권한을 행사한 만큼, 불법행위에 이 대표가 인지하고 관여했는지가 입증돼야 한다.

이 대표 측은 구속영장 청구서 내용을 반박했다. 이 대표가 공범이 되기 위해선 '보고받았다' '묵인했다' 등의 사실이 인정돼야 하지만, 공문서로 공모 의혹을 남겼을 순 없으니 직접 증거는 관련자 한두 명 진술 외에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특히 "유동규가 스스로 저지른 불법행위를 시장인 내게 보고한다는 건 상식 밖의 얘기"라고 밝힌 바 있다. 유씨가 진술 태도를 바꾼 점도 강조한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정 전 실장에 대한 언급은 않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자기 패를 다 보인 유씨보다는 정 전 실장 입장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이 대표가 범행을 알고서도 묵인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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