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육기획관 부서 자율좌석제 시행
중앙부처 중 처음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의 직원이 출근과 동시에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대신 키오스크에 아이디를 입력해 오늘 앉을 자리를 정한다. 회의 때는 직급을 부르는 일도, 종이 문서를 뒤적이는 일도 없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OO님'이라 부르며 태블릿을 활용한다.
복장과 호칭, 회의 스타일까지 어딜 봐도 전형적인 스타트업의 모습이지만 스타트업은 아니다.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중앙부처의 한 사무실 풍경이다.
21일 교육부와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산하 3개 부서에 노트북 컴퓨터를 활용한 자율좌석형 업무 공간을 조성해 이달 초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 중 탁상형 컴퓨터(데스크톱)를 없애고 노트북을 활용한 자율좌석제 도입은 처음이다. 해당 부서들은 지난해 '스마트한 업무 공간 활용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 업무 환경 조성 및 시스템 구축 등에 약 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교육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 전략 등을 수립하는 이 부서들은 활발한 소통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 업무 환경과 일하는 방식을 스타트업 등 민간 기업과 유사하게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노트북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공무원 사회에서는 흔치 않은 재택근무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과정에 소소한 성과도 거뒀다. 최근 교육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챗GPT 공개토론회를 열었는데, 점심시간을 이용한 '게릴라 토론회'라는 새로운 형식을 발굴했다. 구성원들에게 디지털 신기술을 신속하게 전파하기 위한 행사로, 팀장의 제안에 팀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보태 만든 결과물이다. 이달 1일 열린 첫 토론회는 당초 50명 규모였지만 120명이 신청했고, 요청이 이어지자 13일 재차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업무 방식도 공무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업무분장'식이 아닌 '과제 탑승제'로 바꿨다. △교사 연수 △디지털 교과서 △글로벌 협력 △디지털 인재양성 등 과제마다 관리자를 지정하고, 직원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과제에 참여하는 식이다.
송선진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은 "업무 환경·방식의 변화를 통해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저연차 사무관들이 공직에서 착취당하는 느낌이 들어 일찍 관두거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만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러 업무에 자유롭게 참여하면서 업무적 시각을 넓히면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져 동기 부여가 될 것이란 얘기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