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300만년 진화가 맞이한 위기

입력
2023.02.27 04:30
26면
0 0

2.27 북극곰의 날

녹아 사라져 가는 사냥터 위에 선 북극곰. 2월 27일은 북극곰의 날이다. polarbearsinternational.org

녹아 사라져 가는 사냥터 위에 선 북극곰. 2월 27일은 북극곰의 날이다. polarbearsinternational.org

곰들이 겨울잠에서 슬슬 깨어나는 3월 23일은 ‘세계 곰의 날(World Bear Day)’이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야생보존단체 레인코스트(Raincoast)는 곰들이 모두 굴에서 나올 즈음인 4월 4일을 ‘곰의 날’로 기념한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생일에 맞춘 ‘테디 베어의 날(1월 27일)’이 있고, '곰 인형 껴안는 날(National Hug a Bear Day, 11월 7일)'도 따로 있다. 3월 16일은 ‘팬더의 날’이고, 6월 첫째 주 토요일은 ‘흑곰의 날’이다. 한국의 일부 환경단체는 단군신화에서 착안해 10월 3일 개천절을 ‘곰의 날’로 명명, 곰 사육 실태 등을 고발하는 등 행사를 벌인다. 저 수많은 곰의 날들은, 곰 인기의 방증이다.

2월 27일은 ‘북극곰의 날’이다. 엄밀히 말하면 북극곰의 장래를 걱정하는 기후환경의 날. 북극곰은 육상에서 가장 큰 몸집을 지닌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이면서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이자 가장 인기 있는 홍보대사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최근 속도로 해빙이 녹으면 2050년이면 북극곰의 3분의 2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300만~100만 년 전, 먹이경쟁에서 밀려났거나 유난히 진취적인 불곰 일부가 극지로 북상하면서 진화한 게 북극곰이다. 다른 곰들과 달리 북극곰 발바닥은 빙판에 적응해 ‘논슬립’ 기능을 갖추었고, 면적도 넓어져 해빙 위에서 효과적으로 체중을 분산한다.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도 장착해 아예 ‘해양 포유류’로 분류하는 학자도 있다. 무엇보다 북극곰은 겨울잠이 없다. 아니 해빙이 넓어지는 겨울이야말로 북극곰의 가장 바쁜 사냥철이다. 일부 굴을 파고드는 북극곰은 새끼를 밴 암컷들이다. 갓 태어난 새끼 북극곰 몸무게는 약 700g. 인간 신생아보다 훨씬 작은 그 몸집을 불과 몇 년 새 750㎏(수컷 기준) 안팎으로 키워주는 주된 먹잇감이 물개나 바다표범이다. 그 사냥터인 해빙이 사라지고 있다.

최윤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