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교육 취지와 달리 상·하위권 양극화 심화 우려
교사들도 여러 과목 시험문제 출제 등 부담 커
2025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가 상·하위권 학생의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고교학점제를 시범운영 중인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적이 하위권인 학생들은 과목 선택과 교우관계 등에서 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9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의 '서울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한 안착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흥미나 적성 파악이 어려워 과목 선택에 문제가 있나'라는 질문에 내신등급 '하'인 학생(5점 만점에 2.94점)이 '상'인 학생(2.68점)보다 어려움을 더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생들은 공통과목 이외의 선택과목을 스스로 정해서 수강해야 한다. 대학생들과 비슷한 형태인데, 대부분 전공이 정해진 대학생들과 달리 고교생은 선택과목을 통해 스스로 전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하위권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상위권에 비해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적다. 따라서 하위권 학생들은 맞춤형 교육이라는 고교학점제의 취지와 달리 부적응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영은 교육연구정보원 연구위원은 "교사들의 면담 결과 상위권 학생들이 하위권보다 대학 진학과 본인의 미래에 관심이 높고 적극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고교학점제의 선택과목은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분화된 교실에서 각자 수업을 듣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 어렵다는 호소도 있었는데, 이 역시 내신성적에 따라 적응도가 달랐다. '이동수업에 따라 교우관계 형성이 어려운가'라는 질문에 내신 '하' 집단(2.6점)이 '상'(2.29점)보다 더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교사들이 느끼는 어려움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과목에 대한 시험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부담'이 4.36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고, '생활지도의 어려움'(4.26점), '출결관리의 어려움'(4.23점), '담임교사 업무부담'(4.06점) 순으로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