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사관에 내부 정보 넘겨
지난해 8월 체포… 13년형 선고
독일 주재 영국 대사관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며 러시아에게 내부 정보를 넘긴 스파이에게 13년 2개월 형이 선고됐다.
영국 BBC방송은 17일(현지시간) 법원이 8건의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데이비드 발렌타인 스미스(58)에게 이 같이 판결했다고 전했다. 판사 마크 월은 "배신의 대가로 러시아에 돈을 받고, 수년에 걸쳐 상당한 양의 자료를 복사해 넘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스코틀랜드 태생의 스미스는 4년 동안 독일 베를린에 있는 영국 대사관에서 근무했다. 그는 2020년 베를린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에 영국 대사관의 내부 배치 및 활동, 직원들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을 넘기며 '추가 정보'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알려졌다.
러시아로부터 받은 대가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그의 집에서 800유로(한화 약 110만 원)의 현금을 발견했다. 또 스미스의 계좌를 살핀 결과 월급을 찾은 흔적이 없었다. 월급 외 다른 수입원이 있었다는 의미다.
스미스의 체포 역시 '첩보 작전'을 방불케 했다. 영국과 독일 정부는 드미트리라는 이름의 러시아 스파이 행세를 하며 그에게 접근했다. 드미트리가 영국 대사관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스미스는 그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스미스는 드미트리가 시킨 대로 문서를 복사해 넘기며 가짜 요원에게 "나를 고용한 놈들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독일에 있고 싶지 않다. 나치 놈들의 나라에 갇혀있다"는 발언도 했다.
결국 지난해 8월 베를린 자택 인근에서 체포, 영국으로 인도된 스미스는 러시아 측에 두 차례 정보를 넘긴 것이 전부이며 대사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 교훈을 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판사는 스미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했고, 영국을 증오해 이런 범죄를 벌였다고 봤다. 또 코로나19로 대부분 사람이 재택근무를 하는 기간에 자신은 출근해야 한다는 점에도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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