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2언더파로 공동 27위 올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가 7개월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필드에 돌아왔다. 18개 홀을 걸어서 다 돌았고, 호쾌한 장타도 펑펑 때려냈다. 막판에는 3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뒷심도 발휘했다.
우즈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3개를 곁들여 2언더파 69타를 쳤다. 공동 선두 맥스 호마와 키스 미첼(이상 미국·7언더파 64타)에게 5타 뒤진 공동 27위다.
큰 부상을 당했던 우즈가 걸어서 공식 대회를 소화한 것은 지난해 7월 디오픈 이후 7개월 만이다. 디오픈에서 컷 탈락한 이후 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고, 작년 12월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에서는 이틀 동안 걷지 않고 카트를 탔다. 우즈는 2021년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양쪽 다리를 모두 수술한 상태다.
다리 근육을 강화하고 샷을 가다듬은 우즈는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이날 338야드짜리 최장타를 포함해 다섯 차례나 320야드를 넘겼다. 드라이버로 때린 볼 스피드는 시속 180마일에 달해 동반 라운드를 치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저스틴 토머스(미국)를 앞서기도 했다. 그린 적중률은 66.7%를 기록했다. 우즈보다 그린 적중률이 높았던 선수는 19명이었다.
다만 오랜 공백 탓에 벙커샷 두 번 중 한 번만 파세이브에 성공했고, 그린을 놓쳤을 때 파세이브도 절반에 그쳤다. 초판 퍼팅 감각도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우즈는 “전반적으로 훌륭한 라운드였다”며 만족했다.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시작한 우즈는 4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다. 8번 홀(파4)에서는 비거리 322야드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에 안착시킨 뒤 날카로운 웨지샷으로 1m 버디 기회를 만들고,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10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리지 못해 1타를 잃은 우즈는 12번 홀(파4)에서도 보기를 범해 1오버파가 됐다.
그러나 16번 홀(파3)에서 버디 기회를 살려낸 뒤 17번 홀(파5)에서 7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언더파로 돌아섰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3연속 버디 쇼’를 완성하고 박수갈채를 받았다. 17, 18번 홀 버디 퍼트에 성공했을 땐 만족스러운 미소도 나왔다.
이날 현장에는 우즈의 복귀전을 보기 위해 구름 관중이 몰렸다. 티샷 구역엔 그의 티샷을 지켜보려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갤러리는 우즈의 이름을 연호하며 응원을 보냈다. 정작 우즈를 소개할 땐 박수 소리가 크지 않았는데, 이는 그의 모습을 촬영하느라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즈는 경기 후 “10번 홀에서 사고가 있었지만 이겨냈다”며 “결국 좋은 샷이 나왔고, 넣어야 할 (버디) 퍼트가 들어갔다. 좋은 마무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보다 훨씬 (응원 소리가) 커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했다”며 “정확하게 공을 때리는 느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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