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지옥'·'잠만 자는 사이' 등 비연예인 출연 예능들, SNS 적극 활용하는 제작진
'무엇이든 물어보살', 제작진 사칭 문제 언급
섭외는 예능 제작진에게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다.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맞으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이들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출연자가 비연예인인 경우 더욱 그렇다. 조건에 맞는 네티즌들에게 단시간에 접근할 수 있게 돕는 SNS DM(다이렉트 메시지)은 제작진의 섭외 수단 중 하나다.
넷플릭스 '솔로지옥' 제작진은 섭외를 진행할 때 DM을 활용했다. 김재원 PD는 첫 시즌을 마치고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SNS 메시지로 출연자들을 섭외했다. 지인을 통해 추천을 받기도 했다. 물론 직접 지원한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제작진의 전략으로 완성된 화려한 출연자 라인업은 세계인들을 만족시켰다. 매력적인 청춘 남녀들의 활약 속에서 '솔로지옥'은 월드 순위 5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웨이브 '잠만 자는 사이' 측 또한 DM을 활용해 출연자들을 모았다. 김동욱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섭외 방식을 밝혔다. 그는 지인들의 추천을 받기도, SNS DM을 보내기도, 잡지 등에 나온 이들에게 연락하기도 했다. 제작진의 노력을 통해 모인 '잠만 자는 사이' 출연진은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DM 섭외는 시청자들이 다양한 네티즌의 매력과 사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섭외에 이점만 있는 건 아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DM으로 출연 요청을 받았다는 이들의 인증글들이 가득하다. 일부는 이러한 섭외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화목한 가정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이혼 관련 프로그램의 섭외 요청을 받았다면서 불쾌감을 토로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제작진 사칭 문제도 존재한다. KBS 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출연진은 방송을 통해 이 문제를 언급했다. 서장훈은 "최근 SNS 상에서 작가를 사칭하고 DM을 보내 가짜 섭외를 하는 사례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작진이 (사칭범의) 연락처로 전화해 봤는데 그쪽에서 하는 이야기가 제작진의 방식과 흡사했다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칭은 범죄다. 사태가 심각해지면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도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많은 제작진이 DM 섭외 자체를 선호하진 않는다. 한 상담 프로그램의 PD는 본지에 "DM 사용은 지양하고 있다. DM으로는 제작진의 의도를 전달하기 힘들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수단이 부재해 DM으로만 연락을 할 수밖에 없는 분들에 한해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출연할 의사가 있는지 정도만 묻고 있다"고 밝혔다. 한 예능에 제작진으로 참여했던 관계자의 의견도 비슷했다. 그는 본지에 "DM은 최후의 수단 같은 존재다. 조건에 맞는 사람을 구하기 어렵거나 지원자가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 경우 활용한다"고 말했다.
DM 섭외의 이점은 명확하다. 그러나 제작진이 조건에 맞는 출연자를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불쾌함을 느끼는 피해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방식의 섭외가 흔해진 상황 속에서 사칭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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