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 관점에서 '허균 평전' 저술도
원로 사학자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가 15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5세. 1938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7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이후 이화여대 이화학술원 석좌교수 겸 이화학술원장 등을 지내며 후학을 양성했다. 서울대 규장각 관장, 한국사연구회장 등도 역임했다.
조선시대와 근대사 연구에 전념해온 대표적인 역사학자로 꼽히는 고인은 지난해까지도 두 권의 저서를 출간하는 등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해왔다. '조선 전기 사학사 연구' , '조선 시대 신분사 연구' 등의 저서를 남겼다. 특히 생전 삼봉 정도전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아 정도전과 그의 정치사상을 재조명하는데 앞장섰다. 1997년 발간된 한국통사인 '다시 찾는 우리 역사'는 역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필독서로 여겨질 정도로 널리 읽혔다. 지난해 나온 '허균 평전'은 그간 국문학계에서 홍길동전의 저자로 주로 논의된 허균을, 역사학 관점에서 다룬 책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인은 2003년 옥조근정훈장, 2007년 경암학술상, 2007년 수당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10여 년간의 조선왕조의궤 연구와 강의를 토대로, 의궤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과 그에 얽힌 정치사회적 상황, 국내외에서 확인된 637종의 의궤 종합목록을 총망라한 연구작업 '조선왕조의궤(을지사 발행)'로 본보가 주관하는 46회 한국출판문화상(저술 분야, 2005년)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경희 지식산업사 대표는 15일 "고인은 조선의 기틀을 세운 정도전(삼봉)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지난해 책을 출간하는 등 평생을 학술 연구와 저술 활동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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