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순' '미사모' 등 올해도 유닛 흥행 소식
유닛으로만 통하는 콘셉트?타깃 뚜렷하거나
완전체 그룹과는 다른 매력 선보여야 성공
무대를 빽빽하게 채운 대형 아이돌의 무대는 눈과 귀를 풍성하게 만든다. 그러나 개인 분량이 단 몇 초에 그치는 데다, 그룹의 정체성에 멤버 개성이 가려진다는 한계도 있다. 유닛(Unit) 그룹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했다. 유닛 그룹이란 기존 완전체 그룹에서 3, 4명 정도의 일부 멤버만 차출해 별도로 구성한 소규모 그룹을 의미한다.
아이돌 2세대의 대표적인 유닛으로는 그룹 소녀시대의 보컬 라인인 태연, 티파니, 서현으로 구성됐던 그룹 태티서가 꼽힌다. 이들은 소녀시대로 활동하면서는 드러내기 힘들었던 강렬한 보컬 실력을 자랑,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룹 애프터스쿨에서 나온 3인조 유닛 오렌지캬라멜 역시 세련미를 강조했던 완전체 활동 때와 달리 발랄하고 엽기적인 콘셉트에 도전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수년 새 아이돌의 유닛 활동은 더욱 활발해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완전체 복귀만큼이나 기다려지는 유닛 활동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흥행 성공의 관건은 기존 완전체 그룹과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는가다.
에너제틱한 ‘부석순’, 일본 노리는 ‘미사모’
유닛의 성공 전략으로는 뚜렷한 콘셉트와 타깃이 꼽힌다. 3세대 아이돌 대표주자인 세븐틴(13명) 멤버 중 승관, 도겸, 호시로 구성된 유닛 부석순이 대표적이다. 세 사람이 2018년 팬미팅 이벤트로 미발매곡 ‘거침없이’를 무대에서 선보인 게 유닛 활동의 계기가 됐다. 익살스러우면서도 활력 넘치는 무대는 중독성이 강해 예상을 뛰어넘는 큰 사랑을 받았고 이들만의 활동을 바라는 팬들도 많아졌다. 부석순은 지난 6일, 5년 만에 첫 번째 싱글 앨범 ‘SECOND WIND’로 팬들 앞에 다시 섰다.
이번 타이틀곡 ‘파이팅 해야지’는 ‘거침없이’ 특유의 유쾌한 콘셉트를 그대로 이어간다. 특히 힘 있는 음색으로 사랑받는 래퍼 이영지를 피처링에 참여시키고, 주먹을 꽉 쥐어 보이는 안무 위주의 챌린지를 활발히 홍보하며 부석순만의 활기찬 에너지를 정체성으로 굳혔다. 그 결과 부석순은 지난주 활동 종료 이후에도 음악방송 1위 5관왕을 차지했고 음원차트의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룹 트와이스(9명)의 멤버 중 미나, 사나, 모모로 구성된 유닛 미사모(MISAMO)도 타깃이 뚜렷하다. 멤버 전원이 일본인으로 구성돼 있어 일본 진출을 겨냥한 콘셉트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일본에서 신곡 '부케’(Bouquet)를 먼저 발표하는 등 본격 활동을 예고했다. 이들은 이미 현지 라인뮤직 송 톱 100 데일리 차트를 비롯해 위클리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패션 매거진 '보그' 재팬 3월 호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다.
완전체 때와 전혀 다른 '반전 매력'도 전략
완전체 때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완전체가 아닌 유닛만의 존재감,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도 성공 전략으로 통한다. 예컨대 청량한 소년미가 대표적인 그룹 아스트로와 달리, 이들이 선보인 유닛 문빈&산하는 관능적인 콘셉트를 소화한다. 히트곡 ‘이루리’로 대표되는 몽환적이고 드라마틱한 콘셉트의 그룹 우주소녀와는 달리, 여기서 나온 4인조 유닛 쪼꼬미는 데뷔곡 ‘흥칫뿡’처럼 귀엽고도 코믹한 무대를 선보인다.
전문가들은 완전체 그룹에서 벗어난 이들이 유닛으로 성공하려면 존재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완전체 구성으로는 실현하기 힘든 콘셉트를 유닛으로는 시도할 수 있겠다거나, 유닛의 타깃이 명확하다거나 등 유닛의 존재 목적이 분명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완전체 활동과 다른 점이 없어 명분을 잃는다면 오히려 (완전체의) 결속을 해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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