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8년 동물 98마리 약물 안락사 혐의
법원 "공익 활동도 법 허용 한계 벗어나선 안 돼"
박소연 "더 많은 동물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
구조한 동물을 안락사시킨 혐의로 기소된 동물권 보호단체 '케어'의 박소연 전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심현근 판사는 14일 동물보호법 위반과 절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도주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2015년 11월~2018년 9월 동물보호소 공간 확보와 동물 치료비용 절감 명목으로 구조 동물 98마리를 안락사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말복을 하루 앞둔 2018년 8월 15일 다른 사람 소유의 사육장 두 곳에 들어가 개 5마리를 몰래 갖고 나온 혐의(절도·건조물 침입)도 받았다.
심 판사는 "박 전 대표가 수용 능력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동물 구조에 열중하다가 공간이 부족해지자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부 동물을 마취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고, 공익을 위한 시민단체 활동이라도 법이 허용한 한계를 벗어나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심 판사는 "동물보호법은 수의학적 처치가 필요하거나 동물로 인한 인간의 피해를 막기 위한 경우를 제외하면 동물을 살해하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동물 안락사는 지자체가 정한 동물보호센터에서 수의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박 전 대표는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동물 보호 활동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안락사 사실을) 적극적으로 공표하지 않은 점은 반성한다"면서도 "더 많은 동물의 이익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케어' 전 국장 A씨는 형이 면제됐다. 2019년 케어의 구조 동물 안락사 사실을 폭로한 당사자로서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공익신고자로 인정받은 점이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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