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윤 대통령 '은행 과도한 돈 잔치' 언급에... 칼 빼든 금융당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윤 대통령 '은행 과도한 돈 잔치' 언급에... 칼 빼든 금융당국

입력
2023.02.14 18:50
수정
2023.02.14 18:58
0 0

시중은행 성과급 '1조3800억' 잔치
금감원장 "생색내기식 지원 안 돼"
"성과 체계 적절한지 점검하겠다"
금융위는 지배구조 개선 스타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2023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2023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의 돈 잔치"를 강하게 비판하자 금융당국이 곧바로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에서만 1조4,000억 원에 육박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인 사실이 공개됐고,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성과보수 체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원칙에 부합하는지 점검하겠다"고 직격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작년 5대 시중은행 성과급 1조3,800억

실제 은행들은 지난해 금리인상기에 거둔 역대급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모두 1조3,823억 원에 달했다. 이는 2021년 성과급 총액(1조19억 원) 대비 35%나 증가한 것이다.

임원 1명의 평균 성과급도 NH농협(4,800만 원)을 제외한 4대 은행에서 모두 1억 원을 웃돌았다. 직원 1명당 평균 성과급은 모든 은행에서 1,000만 원을 상회했다. 윤 대통령이 13일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하루 만에 응답했다. 이 원장은 이날 금감원 임원회를 열어 "고금리와 경기 둔화 등으로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사상 최대의 이자 이익을 바탕으로 거액의 성과급 등을 지급하면서도, 국민과 상생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은행 성과급 잔치에 '전방위 압박' 예고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향해 전방위 압박을 예고했다. 이 원장은 특히 "은행은 생색내기식 노력이 아니라 서민·중소기업에 실질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은행권이 향후 3년간 사회공헌기금으로 총 5,000억 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보다 더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원장이 "차주의 부실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대출금리 추가 감면,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확대, 취약차주 대출만기 연장 등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추가적인 조치도 뒤따를 전망이다. 성과 보수 체계를 점검하겠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 원장은 "은행의 성과 평가 체계가 단기 수익지표에만 편중되지 않고 미래 손실가능성 및 건전성 등 중장기 지표를 충분히 고려토록 하는 등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성과급을 여러 해에 걸쳐 지급하는 이연성과급제 실태를 점검하고 미흡할 경우 향후 부실에 대응하기 위한 충당금으로 쌓으라고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성과급 지표를 개선하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도 전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금리상승기 예대금리차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있다"며 "은행의 금리산정・운영이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 과도한 이자 수익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금융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본격화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돈 잔치에 대한 제동뿐 아니라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도 본격 시동을 걸기로 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셀프 연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발전심의회 전체 회의에서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조속히 세부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내달 초 '기업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출범을 공식화했다.


강진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