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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 잘 안다고?" 여전히 52%는 질환 방치

입력
2023.02.1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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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은 호두알 정도 크기로,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이 점점 커진다. 이처럼 전립선이 비대해져 방광 하부의 소변이 나오는 통로를 막아 소변을 보기 힘든 상태를 '전립선비대증(prostatic hypertrophy)'이라고 한다.

2021년 ‘건강보험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료를 받은 남성은 127만5,069명이다. 전립선비대증은 50대 이상 남성에게서 빈번히 발생하는 비뇨기계 질환으로, 흔히 50대 남성 50%, 60대 남성 60%, 70대 남성 70%는 전립선비대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전립선비대증이 흔히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한비뇨의학회(회장 홍준혁)가 50~70대 남성에게 ‘전립선비대증 인식 설문 조사’한 결과, 환자의 52%가 병ㆍ의원에 방문하지 않앗다.

응답자들이 배뇨 시 불편한 증상이 있어도 병·의원을 방문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증상이라 굳이 병원에 갈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66.9%) ‘적당히 참을 만해서’(44.7%)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 같아서’ (16.2%)를 꼽았다(중복 응답 기준).

◇방치하면 소변 보지 못하는 요폐(尿閉)될 수도

소변을 보는 데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비뇨의학과를 찾아가 전립선비대증인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전립선비대증 진단은 문진(問診), 직장 수지(手指) 검사, 소변검사, 혈액검사, 요속 검사, 초음파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검사 후 비뇨의학과 전문의 판단에 따라 당장 치료할 지, 필요한 검사를 하면서 지켜보는 대기 요법을 택할 지 정하게 된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콩팥 기능 이상, 반복적인 요로감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으면 치료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일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요로감염ㆍ혈뇨 뿐만 아니라 방광 모양ㆍ크기가 변하고 방광 일부가 불룩하게 돌출되는 방광 게실(憩室ㆍ곁주머니)이 발생할 수 있다.

콩팥으로 소변이 역류해 콩팥 기능이 떨어지거나 급성 요폐(尿閉)가 생겨 소변줄을 거치해야 할 수도 있다. 급성 요폐는 소변을 보려고 해도 요도가 막혀 소변을 볼 수 없는 상태다.

소변이 배출되지 못해 방광이 크게 부풀면 복부 통증이 극심해지고, 콩팥에 소변이 정체돼 수신증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하면 요로계 파열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또한 만성화돼 방광 기능이 떨어진 경우 비대해진 전립선을 수술로 제거해도 소변을 볼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될 수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삼성서울병원 제공


◇혹시 나도 전립선비대증?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IPSS)’로 자가 진단

전립선비대증 진단에 환자의 증상 정도를 객관화할 수 있는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International Prostate Symptom ScoreㆍIPSS)’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쓰인다. 결과가 7점 이하이면 경도, 8~19점이면 중등도, 20점 이상이면 중증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단한다. 통상적으로 8점 이상이면 치료 대상이다.

이 점수표를 통해 환자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은 IPSS 결과를 바탕으로 증상 경중을 판단해 치료 방침을 정하며,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 후 경과 관찰에도 자주 사용한다.

박현준 대한비뇨의학회 홍보이사(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 절반 이상이 앓고 있을 정도로 빈번히 발생하지만, 실제 치료 받으러 오는 비율이 낮다”며 “평소 배뇨가 불편하면서 IPSS 점수가 8점 이상이라면 빨리 비뇨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전립선비대증이라고 발기부전 안 돼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의 만성질환이라고 불릴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그만큼 잘못 알려진 사실들도 많다.

대표적인 오해는 바로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전립선암이나 발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립선이 커지는 비대증은 암으로 진행하지 않고 전립선암과 발생하는 부위도 서로 다르다.

또한 발기부전은 보통 중년 이후의 남성에게 나타나므로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립선비대증 자체가 발기부전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또한 전립선비대증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증상이 재발하는 만성 재발성 질환으로 지속적인 배뇨 상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을 완치할 수 있는 질환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염증을 동반한 요폐가 발생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전립선비대증은 통증이 없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전립선비대증이 통증을 유발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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