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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 교통대란...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 개선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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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 교통대란...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 개선 '아우성'

입력
2023.02.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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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대구 중앙로 대구역R~반월당R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8월부터 주상복합 입주 시작, 교통대란 예상
2009년 지구 지정때부터 중앙로 상권 침체, 상인들 아우성
대구시 주상복합 입주후 해법엔 '팔짱'
중구 "대구역R~중앙R 450여m 구간, 우선 해제 희망"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운행 중인 시내버스 양 옆으로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아파트 건축이 한장이다. 류수현 기자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운행 중인 시내버스 양 옆으로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아파트 건축이 한장이다. 류수현 기자

전국 1호 대중교통전용지구인 대구 중앙로 주변에 대규모 주상복합건물이 속속 지어지면서 입주 후 인근 도로의 교통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중앙로가 보행자와 대중교통 중심의 도로로 자리잡긴 했지만 주변 상권이 침체되는 부작용이 계속되면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대구시와 중구 등에 따르면 대구역네거리~반월당네거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1.05㎞ 구간 인근에 오는 8월부터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 3곳과 오피스텔 1곳, 생활형 숙박시설 1곳이 잇달아 준공한다.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들어서는 시내버스 뒤로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 건축이 한창이다. 류수현 기자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들어서는 시내버스 뒤로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 건축이 한창이다. 류수현 기자

8월에는 대구도시철도 중앙로역 4번 출구 인근에는 면적 1,611㎡, 연면적 2만2,514㎡에 지상 18층 지하 5층 규모인 287실 오피스텔과 진골목 인근 면적 1,211㎡ 연면적 9,631㎡에 지상 13층 지하 2층 규모로 265실 규모 생활형 숙박시설이 들어선다.

다음달인 9월에는 북성로 옛 공구거리에 면적 1만6,431㎡, 연면적 16만1,592㎡ 지상 49층 지하 4층 규모로 803세대 대규모 현대 힐스테이트 주상복합아파트가 준공된다. 또 중앙네거리 롯데 영플라자가 있던 5,698㎡ 부지에는 연면적 7만8,104㎡ 지상 39층 지하 6층 규모로 299세대 포스코 주상복합아파트가 오는 2026년 6월 준공된다.

여기다 2·28기념중앙공원 인근에도 면적 7,860㎡, 연면적 8만4,149㎡에 지상 49층 지하 3층 규모의 포스코 주상복합 392세대가 오는 2025년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들 건물들이 입주하면 차량들의 중앙로 진출입이 막혀 이면도로가 북새통을 이루고, 간선도로인 국채보상로와 태평로에도 U턴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면서 도심 혼잡이 예상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아파트 출입구를 중앙로 쪽에는 낼 수 없으니 이면도로나 국채보상로, 태평로 쪽에 낼 수 밖에 없는데, 도심교통이 정체를 빚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와 인접한 약령시 입구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 뒤로 바닥에 '진입금지'라는 말이 쓰여 있다. 류수현 기자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와 인접한 약령시 입구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 뒤로 바닥에 '진입금지'라는 말이 쓰여 있다. 류수현 기자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요구는 2009년 지정 당시부터 인근 상인들로부터 터져나왔다. 중앙로 인근 북성로에 즐비했던 공구상은 서성로와 달성로 인근으로 밀려나갔고 음식점도 퇴출됐다.

북성로에서 40년 넘게 공구와 자재 등을 판매 중인 황구수(68) 씨는 "자재를 납품하는 트럭은 대부분 2.5톤인데 65m 거리의 중앙로를 놔두고 골목을 돌아오고 있어 애를 먹고 있다"고 불평했다.

대구의 대표 관광코스인 약령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동성로관광안내소가 있는 중앙파출소삼거리와 남성로가 접해 있는 지점부터 시작되는 약령시는 중앙로를 코앞에 두고도 중앙선도 없는 골목길을 수백m나 돌아와야 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직전 374개에 이르던 한약재점포도 현재는 140곳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빈 점포 몇 곳에는 미납 전기요금을 명시한 '전기사용계약 해 예정 알림' 메모가 붙어 있기도 했다.

양대석(62) 약령시보존위원회 이사장은 "외지 여행사에서 대형버스를 대절해 약령시를 찾지만 접근이 어렵다보니 관광객들이 소비는커녕 잰걸음으로 한 바퀴 돌고 빠져 나간다"며 "인근에 백화점마저 들어와 상황은 더 어렵다"고 말했다.

한 시민이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전기사용계약 해지 예정 알림' 메모가 붙어 있는 빈 점포 앞을 지나가고 있다. 류수현 기자

한 시민이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전기사용계약 해지 예정 알림' 메모가 붙어 있는 빈 점포 앞을 지나가고 있다. 류수현 기자

대구시는 아직 미래의 교통혼잡 상황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인근 상인들의 불만은 계속되지만 보행자와 대중교통 우선 정책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현재 왕복2차로에 불과한 중앙로에 일반 차량 진입을 전면 허용할 경우 이곳마저 교통체증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도 중앙로 일대 주상복합건물의 입주가 시작된 후 교통대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대해 중구는 대중교통전용지구 부분적 해제를 통해 부작용을 줄이자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중앙로 중 상권이 가장 침체된 대구역네거리~중앙네거리 450여m 구간이라도 먼저 해제하고 차선을 왕복4차로로 넓히면 주상복합건물 입주가 시작돼도 숨통을 좀 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2009년 중앙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하고 왕복 4차로에서 2차로로 줄이고 4m인 인도 폭을 최대 12m까지 넓혔다. 이곳에는 현재 시내버스와 이륜자동차만 자유롭게 운행할 수 있고 택시 운행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로 제한돼 있다.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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