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의 ‘이적 세터’ 이원정(23)이 공격 지휘는 물론, 블로킹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미리보는 봄배구’ 1ㆍ2위간 대결에서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7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1 27-25 25-15)으로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을 보태 60고지를 밟은 흥국생명(20승 6패)은 선두 현대건설(승점 60ㆍ21승 5패)과 승점이 같아졌다. 승수에서 앞선 현대건설을 바로 제치진 못했으나 선두 역전까지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올 시즌 맞대결 전적은 2승 3패가 됐다.
이날 흥국생명은 양 날개 김연경(22점)과 옐레나(20점)를 앞세운 화력으로 외국인 선수와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없는 현대건설을 압도했다. 하지만 신장 176㎝인 세터 이원정의 블로킹이 더 눈에 띄었다. 이원정은 이날 적절한 볼 배분으로 공격 사령탑 역할을 잘한 것은 물론, 블로킹으로만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4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원정 다음으론 전문 미들블로커 이주아 김채연, 그리고 사이드 블로커 김연경이 각각 블로킹 1득점을 올렸다. 상대 코트의 ‘영원한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현대건설ㆍ블로킹 1득점)보다도 더 탄탄한 장벽을 쌓아 올린 것이다.
이원정은 승부처였던 1세트에서만 블로킹 3득점을 올리며 기세 싸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세트 1-1에서 상대 정지윤의 회심의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기세를 올렸고 13-9에서도 추가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특히 19-19로 쫓긴 상황에서 고예림의 공격을 또 한번 막아내며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이원정은 3세트에서도 블로킹으로 추가 득점을 올렸다. 이원정은 유효블로킹에서도 5개나 기록하며 이주아(10개) 김미연(5개) 김연경(4개) 등과 대등한 활약을 펼쳤다. 적장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흥국생명의) 세터 블로킹이 낮았는데 이원정이 오면서 높아졌다. 숙제로 남을 듯하다”라고 경계했다.
뿐만 아니라 ‘본업’인 공격 지휘에도 충실하며 공격성공률 41.9%를 이끌었다. 김대경 흥국생명 감독 대행도 "이원정 세터가 김연경에게 준 공이 이쁘게 전달돼서 (점수를) 좀 더 많이 올릴 수 있었다"며 "준비했던 공격적인 플레이가 잘 나왔다"고 만족해했다.
2017년 데뷔 이후 6시즌째를 맞는 이원정은 올 시즌 GS칼텍스에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다 세터난을 겪고 있는 흥국생명으로 전격 이적했다. 그리고 이적 이틀 만에 교체 출전하는가 하면 팀 에이스 김연경의 점유율과 성공률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등 조금씩 기회를 잡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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