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출신... 구로다 보좌한 '비둘기파'
"시장 충격 줄이며 완화정책 수정 모색할 듯"
구로다 하루히코(78)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아마미야 마사요시(67) 현 부총재가 유력하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아마미야 부총재에게 차기 총재직을 타진하고 인사안을 막판 조율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6일 보도했다. 구로다 총재의 임기는 올해 4월 8일까지로, 정부는 총재와 부총재 2명의 인선안을 이달 국회에 제출한다.
기획통이자 비둘기파(금리 인하 선호)인 아마미야 부총재는 10년간 지속된 구로다 총재의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보좌해왔다. 그가 새 총재로 취임하면 통화정책을 당장은 크게 흔들지 않고 완화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돈을 풀어 일본 경제를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아베노믹스의 설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행 총재 임기는 5년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총리가 임명한다.
본인은 '노코멘트'... 시장은 이미 움직여
그간 구로다 총재의 후임으로 아마미야 부총재와 나카소 히로시 전 부총재 등이 거명됐는데, 기시다 총리가 아마미야를 택하면 아베 신조 전 총리 노선을 이어갈 것이라는 뜻이라고 시장은 해석했다.
시장은 아마미야 부총재의 총재행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3일(금요일) 마감 대비 엔·달러 환율이 4엔 가까이 오른 132엔대를 기록한 것은 그가 일본은행 수장이 되면 급격한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1979년 일본은행에 입행한 뒤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기획·주도했다. 일본은행의 2001년 양적 완화, 2010년 포괄적 금융완화, 2013년 대규모 금융완화, 2016년 장단기 금리조작 등에 관여했다. 2013년 취임 이후 아베노믹스의 지원군을 자처한 구로다 총재와 보조를 맞춰 왔다.
"금융시장 충격 피하며 완화정책 출구 모색"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새로운 자본주의’를 강조한 만큼 보다 개혁성향 인물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니혼게이자이는 "기시다 총리가 일본 경제와 금융시장의 충격을 피하면서 정책을 수정하겠다는 판단에 따라 아마미야를 고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누가 일본은행 총재가 되든 장기 완화정책의 출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시장 충격과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착륙을 바랐다는 것이다.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 마켓리스크어드바이저리의 후카야 고지 연구원은 “아마미야는 비둘기파 이미지가 가장 강하지만, 그가 임명되더라도 일본은행은 금융정책 정상화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후임 총재 취임 이후 일본은행이 무제한 국채매입정책을 수정할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지에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 금융시장의 눈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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