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남수단서 아프리카 순방 마무리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수단 미사에서 유혈 분쟁 종식을 위한 화해를 강조하면서 아프리카 순방을 마쳤다. 이슬람교를 믿는 수단에서 2011년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계속되는 내전으로 약 4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일(현지시간) 남수단 수도 주바의 독립운동가 존 가랑 묘역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증오와 복수의 무기를 내려놓자"며 "부족과 인종을 적대의 위기로 내모는 만성화된 반목과 혐오도 극복하자"고 말했다. 남수단은 독립 후 부족 간 권력다툼으로 내전이 일어나 폭력이 이어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의 심장이 과거 잘못으로 인해 피를 흘리더라도, 악으로 응징하지는 말자. 서로를 수용하고 진심으로 사랑하자"고 미사에 참석한 7만여 명의 남수단인을 향해 전했다.
2019년 이후 처음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교황은 1일 민주콩고공화국에 이어 남수단을 방문했다. 남수단은 인구의 60%가 영국 성공회와 가톨릭이지만, 교황이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남수단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는 여러분을 심장에 더 가까이 둔 채 로마로 돌아간다. 희망과 평화를 구축할 기회를 잃지 말라. 희망과 평화가 여러분과 남수단에 함께하길 바란다"며 작별을 고했다.
교황의 남수단 방문에는 영국 성공회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와 스코틀랜드 장로교 총회 의장 이언 그린쉴즈 목사가 함께했다. 내전으로 남편을 잃고 4명의 아이를 키우는 제실렌 가바(42)씨는 "3개의 교단이 남수단을 위해 뭉친 것이 평화를 위한 전환점"이라며 "그들의 방문이 우리에게 축복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의 고(故) 이태석 신부가 생전 의료봉사를 했던 남수단은 수십 년간의 참혹한 내전 끝에 2011년 무슬림이 다수인 수단에서 독립했다. 이후에도 정부군과 반군 간 유혈 사태가 이어졌다. 남수단의 분쟁은 교황의 방문 전날에도 일어났다. 중앙 아콰토리아주에서 유목민과 다른 주민 간 충돌로 2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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