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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에 1월 물가상승률도 5%대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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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에 1월 물가상승률도 5%대 고공행진

입력
2023.02.02 15:01
수정
2023.02.02 15:18
3면
0 0

9개월째 고물가 지속... 공공요금 급등 파장
생활물가 6.1%↑... 연초 제품값 상승 영향
한은 "예상대로"... 3월까지 5% 안팎 가능성

2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 분식집에 공공요금과 재료값 상승 때문에 김밥 가격을 인상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2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 분식집에 공공요금과 재료값 상승 때문에 김밥 가격을 인상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전기료 인상 등의 여파로 새해 첫 달 물가 상승률도 1년 전 대비 5%대 고공행진을 이어 갔다. 연초 식품과 외식 가격 상승이 포개지며 체감도는 더 높았다. 5% 수준 고물가가 일단 1분기까지는 지속되리라는 게 정부 전망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5.2%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5% 위에 머물고 있는 것은 작년 5월(5.4%)부터 9개월째다.

흐름도 다시 오름세다. 지난해 10월(5.6%→5.7%) 이후 3개월 만에 전월(5.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월 대비 상승률(0.8%)도 2018년 9월(0.8%) 이후 가장 가팔랐다.

지난달 고물가는 전기료 등 공공요금 급등과 연초 계절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전기료 상승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킬로와트시(㎾h)당 13.1원을 올려 올 1분기 전기료를 책정했는데, 작년 한 해 인상액(19.3원)의 70%에 육박하는 인상폭이었다. 지난달 전기ㆍ가스ㆍ수도 물가(28.3%)가 2010년 별도 집계 시작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도 그 파장이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비는 1년 전보다 각각 36.2%, 34.0%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기ㆍ수도ㆍ가스의 (전체 물가) 기여도가 전기료 상승 등 영향으로 전달보다 0.17%포인트 상승했다”고 말했다.

채소류 가격도 많이 올랐다. 강설과 한파 탓이다. 오이(25.8%)와 파(22.8%), 양파(33.0%) 등의 오름폭이 컸다. 축산물 중에는 닭고기(18.5%) 가격이 많이 뛰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 때문이다.

연초 가격 조정은 개인서비스 물가(5.9%)를 끌어올렸다. 전월(6.0%)보다 소폭 둔화했지만 오름세가 지속됐다. 외식 물가 상승률(7.7%)은 여전히 높고, 공동주택관리비(5.8%)와 보험서비스료(12.0%)의 경우 통상 연초마다 비싸지는 품목이다.

다만 석유류 가격 오름폭(5.0%)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 덕에 전월(6.8%)보다 둔화했다.

연초 상향 조정된 식품ㆍ외식 가격과 설에 집중된 수요는 전월보다 생활물가지수 상승폭을 키웠다(5.7%→6.1%).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되는 458개 상품ㆍ서비스 품목 중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한 번 올라가면 잘 떨어지지 않아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드러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역시 5.0% 올라 전월(4.8%)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는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당분간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건 물가 관리 당국이 예상했던 바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주재한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물가가 다소 높아졌지만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이달도 5% 내외 상승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도 1분기까지 물가 상승률이 5% 안팎을 유지하다 2분기부터 서서히 내려가 하반기에 3%대로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가 너무 빨리 개선될 경우 원자재 수요가 급증해 국제유가 등이 뛸 수 있다고 한은은 우려하고 있다.

세종= 권경성 기자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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