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박윤배·김자옥, 대중 곁에 돌아온 하늘의 별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박윤배·김자옥, 대중 곁에 돌아온 하늘의 별들

입력
2023.02.03 08:55
0 0

'회장님네 사람들'·'아바드림', 세상 떠난 배우들 소환한 프로그램
"고인 감정 표현에 세심한 주의 필요해"

박윤배는 디지털 휴먼으로 구현돼 '회장님네 사람들' 설 특집 방송에 등장했다. 그는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tvN 스토리 캡처

박윤배는 디지털 휴먼으로 구현돼 '회장님네 사람들' 설 특집 방송에 등장했다. 그는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tvN 스토리 캡처

죽음은 곧 영원한 이별일까. 요즘의 방송가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하늘의 별이 된 몇몇 스타들은 기술의 힘으로 살아나 다시 시청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자신을 그리워했던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온기를 전했다.

tvN 스토리 '회장님네 사람들'이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이다. 고(故) 배우 박윤배는 디지털 휴먼으로 구현돼 설 특집 방송에 등장했다. 과거 MBC 드라마 '전원일기'의 응삼이 캐릭터로 사랑받은 그는 김용건 김수미 이계인 등 이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던 동료들을 만났다. 박윤배의 딸 또한 화면 속 아버지와 대화를 나눴고 감정이 벅차오른 듯 눈물을 흘렸다.

TV조선 '아바드림' 또한 하늘의 별이 된 연예인들을 소환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고(故) 배우 김자옥 또한 '아바드림'을 통해 안방극장을 찾았다. 남편인 가수 오승근은 8년 만에 다시 만난 김자옥의 모습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기술을 통해 구현된 김자옥은 남편과 출연진에게 따뜻한 말을 건넸다. '故 김자옥님의 생전 인터뷰와 노래에서 추출 후 AI 기술로 목소리를 복원하였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왔고 오승근은 "목소리가 너무 똑같다"며 놀라워했다.

'회장님네 사람들' '아바드림'을 통해 다시 대중을 만난 스타들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안겼다. 이들은 생전 자신이 사랑했던 이들과 마음을 나눴고 그 감동은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윤배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시청자들의 글이 게재됐다. 그와 딸의 대화를 보며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떠올렸다는 이도 있었다. TV조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아바드림' 김자옥 출연 클립에는 "가슴 아프지만 아름답다" "온 국민이 다 기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이렇게 볼 수 있어 감동이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김자옥은 '아바드림'을 통해 안방극장을 찾았다. 남편 오승근은 8년 만에 다시 만난 김자옥의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TV조선 캡처

김자옥은 '아바드림'을 통해 안방극장을 찾았다. 남편 오승근은 8년 만에 다시 만난 김자옥의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TV조선 캡처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만들 때는 제작진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 유족의 허락이 필수다. '회장님네 사람들' 김세훈 PD는 본지에 "따님을 만나 뵀는데 취지를 정말 좋게 생각해 주셨다. 동의해 주시고 촬영장까지 와 주셔서 감동적인 시간을 함께해 주셨다"고 말한 바 있다. '아바드림'은 오승근을 출연시키며 김자옥 가족이 전한 강한 지지의 뜻을 보여줬다.

고인의 마음을 왜곡하거나 팬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감정과 관련된 부분을 조심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 팬들이 '과연 스타가 그렇게 느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동의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느낌이나 감정을 디테일하게 묘사할수록 시청자들이 낯설게 느끼고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객관적인 팩트에 중심을 두고 인물을 구현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김 대중문화평론가는 콘텐츠에 대한 팬들의 요구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도 바라봤다. 그는 "가수의 경우 팬들이 신곡 등은 그 스타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기존의 익숙한 모습들 사이에서 변주를 하는 쪽이 제일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팬들의 입장에서 무엇을 보고 싶어 할지를 먼저 조사하고 그 니즈를 위해 제작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기술은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드는 중이다. 제작진의 깊은 고민 속에서 별이 된 스타들과 팬들의 만남은 방송을 통해 계속될 전망이다.

정한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