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이적할 준비가 된 듯한 '해외파 출신' 이승우(25·수원FC)가 부주장 완장을 찬 가운데 오는 25일 개막하는 2023 프로축구 K리그1 각 구단 캡틴들의 면모는 각양각색이다.
지난해 시즌 중 이례적으로 주장단을 교체하는 등 부침이 있던 팀들에게는 새로운 주장단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이적생' '외국인' '해외파'가 오로지 팀을 위해 차별 없이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최근 덴마크와 튀르키예, 그리스 등에서 오퍼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승우는 올 시즌 수원FC의 부주장으로 활약한다. 일단 수원FC는 당분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다. 이승우가 구단의 부주장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당장 겨울 이적 시장에서 움직이지 않겠다는 암묵적 제스처를 취했기 때문이다. 다만 여름 시장은 안심할 수 없다. 이미 덴마크 명문 구단 오덴세의 적극적인 러브콜과 함께 유럽의 여러 구단이 그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이승우는 35경기에 출전해 14골 3도움을 쏟아내 이름값을 했고, 팀의 핵심 멤버로 떠올랐다.
구단 입장에선 이승우를 잡고 싶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적생' 윤빛가람(32)을 주장으로 두고 정재용(32)과 이승우를 부주장으로 발탁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윤빛가람은 이적 첫 시즌에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이적생과 해외파 출신으로 주장단을 구성한 수원FC는 팀 색깔이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다. 그 어느 때보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간 소통을 원활하게 연결해 중위권 탈출은 물론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외국인'도 K리그1에선 주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구FC의 '특급 골잡이' 세징야(34·브라질)는 2년 연속 주장 완장을 찬다. 이근호(38)와 오승훈(35)도 부주장으로 지난해에 이어 연임한다. 세 사람의 호흡은 이미 인정받았다.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강등 위기까지 몰렸던 대구FC는 후반기에 이들로 주장단을 교체하며 팀 분위기를 바꿨다. 팀이 잔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올해 대구에서 8년 차를 맞은 세징야의 리더십도 재평가됐다. 대구FC는 "주장 세징야는 팀의 핵심 선수로서 경기장 안팎으로 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고, 선수단 맏형인 이근호와 수문장 오승훈은 책임감과 통솔력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가교 역할에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아예 집단화 전략을 썼다. 이번 시즌 주장단에 무려 6명의 선수를 배치했다. 지난해 이적한 최영준(32)을 주장으로 선임하고 구자철(33) 정운(33) 김오규(33) 안현범(28) 김동준(28) 등 5명을 '주장단'으로 구성했다. 제주는 지난 시즌 흔들리다 새로운 주장단으로 교체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맛봤다. 그만큼 내부 결속이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5명은 주장의 부담감과 책임감을 나누며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다했다. 제주는 "주장단은 일명 '그라운드 의회' 방식"이라며 "최영준을 중심으로 주장단이 적극 협조해 남기일 감독과 최선의 의사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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