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마약사범 검거 대구 강북서 마약팀
검찰, 독직폭행 등 혐의로 경찰 5명 기소
재판부 "경찰 업무 위법성 판단 신중해야"
즉각 항소 검찰, '무리한 기소' 비판 직면
불법체류 중인 태국인 마약사범 검거 과정에서 폭력 등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 전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 의사를 밝혔으나 무리한 기소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 이상오)는 31일 직권남용체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구 강북경찰서 형사2팀 전모(52) 경위 등 팀원 5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먼저 폭행 혐의와 관련, “마약사범은 일반인보다 흥분돼 있어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른다”며 “공범이 가세할 가능성도 있어 당연히 물리력으로 제압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머리를 다소 강하게 때리고 바닥에 쓰러진 용의자를 눌러 못 움직이게 한 것은 정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현행범 체포 부분도 “출입국관리법 위반 용의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일이 드물지만 이것이 곧 불법체포는 아니다”라며 “마약사범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불법체류자 소재지를 알고도 이를 방치하는 행위가 경찰관으로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전 경위 등은 지난해 5월 경남 김해시의 한 모텔에서 미란다원칙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고, 영장을 발부받지 않는 등 적법한 절차 없이 태국인 마약사범 3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검거 당시 필로폰 113g, 합성마약 야바 1,156정을 확보했으나, 대구지검은 경찰 수사 과정을 문제 삼아 용의자들을 석방했다. 이어 두 달 뒤 경찰관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판결 직후 즉각 항소 의사를 내비쳤으나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기소 때부터 경찰 내부를 중심으로 “경찰을 길들이려 검찰이 무리수를 뒀다”는 불만이 비등했다. 실제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범죄현장 일선에서 생명과 신체 위험을 감수하면서 일한다”며 “경찰의 업무 위법성을 판단하고 처벌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문기영 대구경찰청 직장협의회 회장은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하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현장 경찰관들이 큰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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