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청약단지 10곳 중 8곳 미달
대형 브랜드 아파트도 분양 참패
정부의 대대적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아파트 청약시장엔 극심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자 업계에선 '미분양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26일 한국일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번 달 아파트 청약을 받는 10개 단지 중 8곳(80%)이 청약경쟁률 1대 1을 밑돌았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각 4곳씩 청약 미달 단지가 나왔다. 속을 들여다보면 지방 상황이 더 심각하다. 최근 충남(서산 해미 이아에듀타운·80가구 분양)과 제주(하귀푸르미르아파트·41가구)에서 나온 분양 단지에선 1·2순위 청약인원이 통틀어 각각 1명과 9명에 그쳤다. 분양가가 저렴한 공공분양 아파트(전북 익산 부송 데시앙·0.18대 1)도 수요자에게 외면받긴 마찬가지였다.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에선 유명 브랜드 아파트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업계 1위 현대건설이 선보인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478가구를 모집했지만, 청약 신청자는 28명에 그쳐 청약 경쟁률이 0.05대 1을 기록했다. 일부 타입은 1순위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현대건설은 내달 1일 정당 계약기간이 끝나는 대로 무순위 청약 없이 곧바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도권 청약 미달 단지 4곳 중 2곳은 최근 미분양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인천이었다. 한신공영이 인천 미추훌구 숭의동에 짓는 인천석정 한신더휴(경쟁률 0.25대 1)는 청약 신청을 받은 6개 타입별 1순위 청약 인원이 각각 4명 미만이었다. 관건인 해당 지역 실수요자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거 청약 미달 사태를 빚은 건설사들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공사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지 않기 위한 초기 계약률의 마지노선이 50~60% 수준인데, 이를 맞추려면 못해도 청약 경쟁률이 5대 1은 넘어야 한다. 특히 시장 침체에 따른 당첨 포기가 속출하는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청약 미달 단지는 더더욱 계약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자본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는 그나마 각종 할인 마케팅 등을 총동원해 계약률을 조금씩 올려 시간을 벌 수 있지만, 이런 여력이 없는 중소형 건설사는 청약 미달이 나면 곧바로 자금난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대구 달서구 장기동에선 시행사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주상복합 '인터불고 라비다'가 결국 분양보증 사고 처리됐다. 한 대형사 임원은 "웬만한 조건에도 수요자는 미동도 하지 않는 터라 초기 사업장은 금융 비용이 나가더라도 일단 올 스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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