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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 여행 가서도 마약…재벌 3세·연예인까지 얽힌 '대마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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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 여행 가서도 마약…재벌 3세·연예인까지 얽힌 '대마 네트워크'

입력
2023.01.26 20:00
수정
2023.01.26 20: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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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력층 대마사범 17명 기소
재벌가 3세?중견기업 2세 연루돼
'대마 카르텔' 형성해 암암리 거래


구속 기소된 가수 안모(40)씨 주거지에서 발견된 대마 및 대마 재배 시설 모습. 서울중앙지검 제공

구속 기소된 가수 안모(40)씨 주거지에서 발견된 대마 및 대마 재배 시설 모습. 서울중앙지검 제공

검찰이 재미교포로부터 공급받은 대마를 국내에 유통한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를 포함해 재벌가 3세와 연예인, 전직 경찰청장 아들 등 마약사범 17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혐의로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홍모(40)씨, 고려제강 창업주 손자 홍모(39)씨, 범 효성가 3세 조모(39)씨,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모(45)씨, 미국 국적 가수 안모(40)씨 등 20명을 입건해 이 중 17명을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해외로 도피한 한일합섬 창업주 손자 김모(43)씨 등 3명은 기소중지하고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남양가 홍씨를 중심으로 한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마약을 사고팔았다. 대부분 유학생 출신으로 해외 체류 시절 대마에 중독됐으며, 국내에서도 그들만의 유통 네트워크를 꾸린 뒤 대마를 구입, 소지·흡연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이 재벌가 3세 등이 가담한 대마사범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이 재벌가 3세 등이 가담한 대마사범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특히 홍씨는 지난해 11월 15일 대마를 1회 판매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후 JB금융지주 일가 사위 임모(38)씨와 범 효성가 조씨,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씨 등 5명에게 추가로 대마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홍씨로부터 얻은 대마를 고려제강 창업주 손자 홍씨에게 무상으로 건넸고, 김씨는 또 다른 이들에게 대마를 주거나 판매했다.

검찰은 앞서 홍씨에게 대마를 공급한 미국 국적 사업가 이모(38)씨 역시 재판에 넘겼으며, 새롭게 드러난 홍씨의 대마 판매 혐의에 대해선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들 대마사범 일부의 중독 정도가 심각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대창기업 2세 이모(36)씨는 임신부와 함께한 태교 여행지에서도 대마를 흡연한 사실이 적발됐다. 제주에 거주하는 가수 안씨는 어린 자녀와 함께 사는 집은 물론 집 근처 감귤밭에서 대마를 직접 재배했다. 거실 한가운데에 대마 줄기를 걸어두는가 하면, 대마를 키우는 방문에는 어린 자녀의 손글씨로 '수리 중, 들러가지(들어가지) 마세요'라는 문패를 써 붙였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액상 형태의 대마 카트리지를 다량 압수했다. 검찰은 "최근 액상 형태의 대마 카트리지를 전자담배에 연결해 흡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액상 형태는 기존 가루 형태보다 10배가량 환각성과 중독성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재벌가 3세, 연예인 등이 가담한 대마사범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증거물인 '대마 재배 텐트'를 설명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재벌가 3세, 연예인 등이 가담한 대마사범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증거물인 '대마 재배 텐트'를 설명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번 사건의 전모는 경찰이 지난해 9월 대마 알선책 김모(39)씨를 대마 재배 등 혐의로 송치한 뒤 검찰이 보완 수사를 시작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경찰은 김씨를 구속 송치했지만, 자택서 발견한 옷장형 텐트 등 대마 재배 시설을 압수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해 9월 10일 대마 유통・재배도 직접수사 가능 범위로 개정됨에 따라 김씨 사건에 대해 직접수사를 결정했고, 압수한 대마가 담긴 국제우편물을 토대로 추적수사 범위를 넓혀 나갔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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