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인터뷰..."신은 우리 모습 그대로 사랑"
프란치스코 교황.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한 법에 대해 "부당하다"고 비판한 뒤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현지시간)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신은 모든 자녀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 세계 67개국은 동성애를 법적으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세계 일부 지역의 가톨릭 주교들이 동성애 범죄화를 지지했다는 점을 인정한 뒤, "주교들이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인정하기 위해 변화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에 대해서도 "부당하다"고 선언했다. 또 가톨릭교회가 동성애 범죄화 법안 폐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라며 "하느님은 우리 그대로의 모습과 우리 각자가 존엄을 위해 싸우는 힘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유엔도 동성애 범죄화가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의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교황의 이런 발언은 인류 보편의 가치와 일치하지만, 오랫동안 동성애를 죄악시해온 가톨릭계의 전통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이를 의식한 듯 가톨릭에서 말하는 죄(sin)와 세속 사회에서의 범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범죄가 아니지만 죄이기도 하다"며 "먼저 죄와 범죄를 구분하자. 서로에 대한 관용이 부족한 것도 죄"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직후 동성애 신자에 대해 "내가 누구를 정죄하리오"라는 말로 동성애가 범죄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다만 동성 결혼에는 반대해왔다. 교황청도 2021년 동성 결합을 인정하거나 옹호하지 않는다면서 가톨릭교회가 동성 결합을 축복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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