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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에 1명씩 목숨 잃는 '뇌졸중', 4가지 증상 알아둬야

입력
2023.01.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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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을 때 바깥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어지럽고 구토 증상이 생긴다면 뇌졸중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뇌졸중(腦卒中ㆍstroke)은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뇌출혈) 뇌세포가 손상돼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뇌졸중을 ‘중풍(中風)’으로 부르지만 뇌졸중이 아닌 질병도 포함하는 개념이기에 뇌졸중이 정확한 표현이다. 뇌졸중(Stroke)는 때린다(Strike)는 것을 뜻한다. 머리를 ‘퍽’ 때리는 것처럼 충격이 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얘기도 있다.

◇'침묵의 살인자' 뇌졸중, 국내 사망 원인 4위

뇌졸중에 매년 10만5,000명 정도가 노출되고, 5분에 1명씩 발생하고 20분에 1명꼴로 사망한다. 국내 사망 원인 4위여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다행히 목숨을 건져도 40~60% 정도가 발음ㆍ보행ㆍ운동장애 같은 후유증을 앓고, 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도 겪는다.

이호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졸중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며 “손상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고, 대처가 빠를수록 뇌 조직 손상과 이로 인한 후유증을 줄일 수 있으므로 증상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뇌졸중 발생 시 재빠른 대응과 치료를 위해 평소 의심 증상을 알아두는 게 좋다. 대표적인 뇌졸중 의심 증상은 크게 4가지다. △‘이’ 하면서 웃지 못하거나 △양손을 앞으로 뻗지 못하거나 한쪽 팔다리에만 힘이 없거나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실어증 증상이 있거나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 등이다.

이들 4가지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즉시 119에 전화해 뇌졸중센터를 찾아야 한다. 자세한 증상을 기억하기 어렵다면 ‘이웃ㆍ손ㆍ발ㆍ시선’을 외워두는 것도 방법이다.

이 밖에 두통, 구토, 어지럼증, 걸음걸이 이상, 복시(複視), 음식이나 물을 삼키기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일시적으로 뇌졸중 의심 증상이 왔다가 수분 내에 호전되는 ‘일과성 뇌허혈발작’ 증상이 있다면 뇌졸중 진행 확률이 높으므로 증상이 사라졌다고 방심하지 말고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어지럼증으로 발생하는 뇌졸중의 경우 30%는 전조 증상을 모르고 지나가기 쉽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일반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심장 질환, 이상지질혈증, 흡연, 음주, 비만 등이 원인이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에 의해 손상된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뇌혈관을 점차 좁게 만들어 혈액 공급이 부족하거나, 좁아진 부위에서 혈전이 떨어져 나가 혈관을 막을 수 있다.

심방세동(心房細動), 심장 판막 질환 등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 심장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뇌로 들어가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다.

뇌출혈은 갑자기 혈압이 오르면 죽상경화(粥狀硬化)가 발생해 신축성이 떨어지고 약해진 혈관 벽이 터져 생길 수 있다.

뇌동맥류(腦動脈瘤ㆍcerebral aneurysm)와 뇌동정맥 기형(cerebral arteriovenous malformation) 등이 있을 때에도 뇌출혈이 생길 수 있다. 이 밖에 혈관 박리, 모야모야병, 혈액 응고 질환, 혈관염 등 기타 다양한 질환에 의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뇌졸중 진단은 전문의에 의한 신경학적 검사와 영상 검사가 가장 중요하며, 혈액검사 및 심장 검사 등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영상 검사로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를 시행하며 추가로 도플러 및 초음파 검사, 뇌혈관조영술, 단일양자방출단층촬영(SPECT), 정밀 심장 검사가 시행될 수 있다.

대한뇌졸중학회 제공

대한뇌졸중학회 제공


◇뇌경색ㆍ뇌출혈 치료 서로 달라

뇌졸중 치료는 뇌경색과 뇌출혈에 따라 달라진다. 뇌경색의 첫 번째 치료는 정맥혈전 용해술이다. 증상 발현 4.5시간 이내 도착 시 막힌 뇌혈관에 정맥을 통해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뇌동맥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인다.

실패하면 뇌동맥 내 기계적 혈전제거술을 통해 뇌혈류를 재개시켜야 한다. 그 다음은 경색이 생기는 범위를 줄이기 위해 항혈소판제, 항응고제, 항고지혈증제 등이 사용된다.

손상된 뇌 부위가 붓게 되면 뇌압이 오르고, 뇌간 등 뇌 주요 부위를 압박하면 이를 막기 위해 뇌압을 떨어뜨리는 여러 가지 약제를 사용한다. 심하면 두개감압술 같은 뇌수술을 해야 한다.

반면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은 초기 출혈 증가를 막기 위한 혈압 조절이나 출혈로 인한 사망을 줄이기 위한 뇌압 조절 등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뇌출혈량이 많거나 뇌출혈로 인해 뇌부종이 심하면 응급 뇌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한편 뇌혈관 질환에 의한 뇌출혈 중 가장 흔한 형태는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 지주막하(蜘蛛膜下ㆍ거미막하) 출혈’이다. 뇌동맥 혈관 벽이 약해 풍선처럼 꽈리 모양으로 불거져 나온 뇌동맥류가 압력이나 염증으로 인해 임계점을 넘기면 터진다.

이때 뇌동맥류 위치ㆍ모양ㆍ크기 등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이나 카테터를 이용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고, 재출혈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퇴동맥을 통한 뇌혈관 내 코일색전술이나 개두술을 통한 동맥류 결찰술을 시행한다.

장동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출혈은 갑자기 나타나지만 발병하면 치료 기간이 길고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 등 심각한 후유장애를 동반하거나 사망률이 높다”며 “거동이 불편하면 요양보호사가 필요하기에 환자는 물론 가족 전체가 정신적 스트레스나 경제적 부담을 주고, 이로 인한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고 했다.

◇고혈압 등 기저 질환 잘 관리해야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뇌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 질환 등을 빨리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흡연, 과음, 먹는 피임약도 혈관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식사는 과도한 소금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 섭취를 줄이는 한편 체중을 조절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운동은 무리하지 않을 정도의 유산소운동을 1주일에 3~4회 이상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호준 교수는 “뇌졸중을 비롯한 뇌혈관 질환은 일반적으로 기온과 압력의 변화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며 “너무 추운 날씨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사우나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뇌경색 환자라면 항혈소판제 및 항응고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넘어지거나 다치는 등 외상이 발생해 지혈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뇌졸중이 의심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되도록 빨리 치료를 받아야 뇌 손상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또 한 번 뇌졸중이 발생하면 급성기 치료가 이뤄져도 뇌가 받은 손상 정도에 따라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기검진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 질환 등 뇌졸중 원인이 될 수 있는 기저 질환이 있다면 잘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뇌졸중 예방 관리를 위한 9대 생활 수칙] <대한신경과학회>

-담배는 반드시 끊기

-금주하거나 술은 마시더라도 한 두잔 이하로 줄이기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하기

-가능한 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하기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 유지하기

-스트레스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기

-정기적으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측정하기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치료 꾸준히 받기

-뇌졸중ㆍ심근경색 응급 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 가기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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