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럼회 "검찰공화국에 당이 강하게 나가야"
개딸들은 청원 게시판서 비명계 징계 요구
28일 검찰 출석 때 당내 동행 조짐 나오자
이재명 "홀로 출석" 의지 거듭 밝히며 진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당내 강경파 초선모임 '처럼회'와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당원들이 이 대표의 검찰 조사(28일)를 앞두고 적극 '엄호'에 나섰다. 다만 이 대표 본인은 '사당(私黨)화' 비판을 의식한 듯 "홀로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 대표는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처럼회 소속 민주당 의원 10여 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처럼회 측은 일단 "설 민심과 민생의제를 논의한 자리였다"고 선을 그었다.
관심은 이 대표 관련 사법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쏠렸다. 이와 관련, 민병덕 의원은 오찬 직후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울트라 검찰공화국'을 만들어서 편파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데,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위기 상황에서 '당이 조금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섰던 처럼회는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 맞서 행동에 나설 계획도 시사했다. 민 의원은 "검찰 독재에 대해 수수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처럼회는 이 대표 수사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지난해 9월 발의된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조만간 논의할 방침이다.
국회 밖에서는 '개딸' 등 이 대표 지지층이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을 공개 저격했다. 지난 22일 민주당 홈페이지 청원게시판에는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에 대한 당의 징계와 탈당을 요청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당비로 운영되는 민주당의 의원이 당원들을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특히 김 의원이 지난해 11월 국회 토론회에서 '당이 천원당원(권리당원 기준)을 중심으로 가면 당원이 동원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놓고 "당비 1,000원을 내는 당원이 우습나"라며 맹폭을 가했다. 이 의원과 조 의원 역시 평소 '이재명 사당화'와 '팬덤정치'를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표적이 됐다. 게시글은 나흘 만에 동의율이 33%(25일 기준 1만6,665명)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명계 연구모임 '민주당의 길'은 31일 출범식을 열고 본격 활동에 나선다. 이후 비명계의 구심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따라서 이 대표 지지당원들의 격한 발언과 지지층 결집은 비명계의 세력화에 맞선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한 비명계 의원은 "'천원당원 논란'은 '개딸'의 자발적인 문제제기라고 보기 어렵다"며 "결국 이 대표 측에서 반발 목소리에 공격을 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의원도 "징계 요구를 받은 의원 3명이 비명계 대표주자들이라는 점에서 '좌표찍기'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분위기가 양측의 세 과시로 흐르자 지난 10일과 마찬가지로 이 대표의 검찰 출석 현장에 동행하려는 의원들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가 일찌감치 변호인 1명과 출두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에 재차 '나홀로 출석' 방침을 강조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동행 여부를 놓고) 여러 말들이 나왔지만, 다시 한번 이 대표가 확고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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