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아시아계 미국인, 반자동 총기 47발 발사 20명 사상
아이오와 교육센터, 캘리포니아 버섯농장서 총격 사건
'총기 규제 강화' 목소리 나왔지만 입법 가능성 낮아
‘춤 교습소, 버섯농장, 교육센터…’
미국 전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르면서 희생자가 속출했다. 70대 아시아계 남성이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춤 교습소에서 총기를 난사해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틀 뒤 아이오와주 교육센터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학생 2명이 숨졌고,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 서부에서 60대 노동자 총기 난사로 다시 7명이 희생됐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총기 규제 강화 이슈를 다시 들고 나왔지만 목소리는 공허했다.
이틀 사이 11명, 2명, 7명 총격 희생
11명의 희생자를 낳은 춤 교습소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은 72세 휴 캔 트랜이었다. 그는 21일 오후 10시 20분쯤 LA카운티 소도시 몬테레이파크 ‘스타 댄스 스튜디오’에서 47발의 총알을 발사해 11명을 숨지게 했다. 다친 사람도 9명이나 됐다.
희생자들은 중국의 ‘광장무’ 음악에 맞춰 춤을 연습 중이었고 교습소에 난입한 트랜의 총탄에 속절없이 쓰러졌다. 57세 여성을 비롯해 숨진 사람 대부분이 60~70대 아시아계 미국인과 중국인이었다.
트랜은 1차 범행 20분 뒤 인근 알함브라 지역 댄스홀 ‘라이라이 볼룸ㆍ스튜디오’에서 2차 총격을 시도했지만 현장에 있던 26세 남성이 몸싸움 끝에 총기를 빼앗으면서 추가 참극을 막았다. 트랜은 현장에서 달아났다 35㎞ 떨어진 쇼핑몰 주차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범행 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과거 스타 댄스 스튜디오 회원이자 단골이었던 트랜이 일부 피해자를 조준 사격한 정황이 있어 개인적 갈등 때문이라는 추정이 제기되고 있다.
춤 교습소 총기 난사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23일 낮 12시 53분쯤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교육센터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학생 2명이 숨지고 교사 1명이 다쳤다. 또 오후 2시 30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48㎞ 떨어진 하프문베이 외곽 농장 지역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60대 노동자 자오춘리는 버섯농장과 트럭 운송업체를 오가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총기 규제' 목소리에도 입법 회의론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르자 다시 총기 규제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토록 지속적인 총기 폭력으로 공포를 겪는 나라는 (미국을 빼면) 세상에 달리 없다”며 “전국적인 수준에서 진짜 총기 개혁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의회가 대담하게,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며 총기 규제 입법을 촉구했다.
캘리포니아는 총기 구매 시 신원조회 의무화, 탄환 10발이 넘는 탄창 사용 금지, 특정 기능 보유 반자동총기 개인 소지 금지 등의 규정이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 규제가 시행되는 캘리포니아에서도 총기 난사 비극을 피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더 강력한 입법이 필요한 이유다.
공화당과 전미총기협회(NRA) 등은 총기 규제에 근본적으로 반대한다. 이번 사건 이후에도 총기 규제 대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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